김하성은 3년 걸린 업적, 이정후는 단 1년 만에 해낼까…韓 최초 신인왕? 불가능은 아니다

조형래 2024. 3. 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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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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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이정후를 향한 찬사가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KBO리그의 신인왕이 메이저리그의 신인왕까지 차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미국 매체 ‘저스트 베이스볼’은 7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 팀에서 신인왕 후보를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는 이정후를 꼽았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번 오프시즌에 역대 최고 수준인 6년 1억1300만 달러를 이정후에게 건넸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라며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86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지만 이정후는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큰 계약을 맺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요시다 마사타카의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데뷔해 신인왕을 탔고 5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리고 2022년 MVP까지 수상했다. 한국 무대를 점령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KBO리그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4푼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OPS .897의 성적을 남겼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기준, KBO리그 최고 타율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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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BO리그에서의 성공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하성의 사례를 언급했다. 매체는 ‘메이저리그로 성공적으로 자리를 옮긴 KBO리그 출신 타자는 김하성 정도로 국한되어 있다’라며 KBO리그 출신 타자의 희박한 성공 확률을 언급하면서 ‘이정후는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그는 타율 3할에 10홈런, 10% 이하의 삼진율을 기록할 수 있는 컨택이 좋은 타자다. 2024년 자이언츠의 동료 신인 마르코 루치아노, 카일 해리슨과 최고의 신인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면서 신인왕 후보로 추천했다. 

김하성도 KBO리그 시절 유격수 자리에서 ‘평화왕자’라는 닉네임으로 불렸지만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2021년 시범경기부터 19경기 타율 1할6푼7리(42타수 7안타) 1타점 9볼넷 15삼진 OPS .481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이 분위기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졌다. 정규시즌에서도 117경기 타율 2할2리(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 OPS .622의 성적에 그쳤다. 수비에서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공격력은 낙제점이었다.

그러나 2022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 징계로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150경기 타율 2할5푼1리(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OPS .708의 성적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749의 기록을 남겼다. 매년 성장했고 현재는 KBO리그 출신 타자 중 가장 성공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지금은 성공한 선수로 평가 받고 팀 내 핵심 멤버로 평가 받는 김하성도 지금의 입지를 구축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정후는 KBO리그를 점령하고 메이저리그로 넘어왔음에도 큰 어려움 없이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시범경기 5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 OPS 1.302를 기록 중이다. 경기 중에도, 그리고 경기를 거듭하면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서 때려낸 2루타와 홈런의 타구속도는 이정후가 빠르게 적응하고 또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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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9경기(27선발) 144이닝 8승8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한 풀타임 선발인 라인 넬슨을 상대했다. 메이저리그 레벨의 투수를 상대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냈다. 1회 첫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몸쪽 낮은 코스의 81.6마일(131.3km)의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렸다. 이 타구의 타구 속도가 99.7마일(160.5km)에 달했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94.7마일(152.4km)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타구속도 109.7마일(176.5km), 비거리 418피트(127.4m), 발사각 18도의 호쾌한 타구였다. 

이 타구들을 미국이 주목했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의 가장 매력적인 미스터리 상자에 싸인 선수 중 하나였다’라면서 ‘한국에서 웅장한 시즌을 보낸 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8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중견수 자리에서 잠재적인 골드글러브 후보다. 또 완벽하고 다재다능한, 고른 능력을 갖춘 타자로 알려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를 향한 그동안의 우려의 목소리를 언급했다. 매체는 ‘일각에서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 충분한 파워를 갖추고 타격을 할 수 있는지에 의심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월이나 3월의 어떤 결과도 이 질문에 확실하게 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109.7마일의 타구속도를 기록한 홈런은 그가 순수한 능력에서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은 지난해 공을 강하게 치지 않고도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라며 이정후의 능력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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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정후는 여전히 공을 강하게, 그리고 높이 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109.7마일이라는 수치는 환상적인 시작으로 보여진다. 이정후는 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중견수 중 1명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6년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을 때 오버페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KBO리그 출신 타자의 한계를 지적했고 이정후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적응력은 놀랍다. 과거 휘문중을 졸업하고 휘문고로 진학했을 때도 1학년부터 전국대회를 뛰었고 팀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히어로즈에 신인으로 입단했을 때에도 곧장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정후는 천재성을 바탕으로 엄청난 적응력을 과시하면서 메이저리그 무대 정복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류현진(2013년 4위), 강정호(2015년 3위) 등이 신인왕 득표에 성공했지만 신인왕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정후는 그동안 한국인 빅리거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 나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배인 김하성도 3년에 걸친 성공의 결실, 그리고 류현진, 강정호도 이룩하지 못한 대업을 이정후는 단 1년 만에 완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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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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