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더 꿈 이루고 싶다"…'놀이공원 살인 예고' 대학생의 호소

흉기 난동 사건 뉴스 영상에 '살인 예고' 글을 남긴 10대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보디빌더의 꿈을 이루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7형사항소부(부장판사 김병수)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19)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A씨와 검찰 모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 이유에 대해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국민들이 충격과 공포에 빠진 상황에서 해당 사건은 사회적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면서 "경찰 인력이 대거 투입되는 등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고려해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이 유튜브에 작성한 댓글은 수천개 중 하나라 특정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또 가까운 시일에 놀이공원에 갈 예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협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범인 점과 당시 이슈됐던 다른 피고인에 비해 실형을 선고받은 점, 만 19세인 대학생인 점, 이미 원심판결로 6개월 형기를 채운 점등을 참작해 집행유예 판결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6개월간 수형 생활하며 많은 걸 깨달았다"며 "17살 때부터 꿈꿔온 보디빌더가 되기 위해 성실히 생활하고 있다.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는 2023년 8월 4일 유튜브에 올라온 한 방송사의 흉기 난동 관련 뉴스 영상에 '놀이공원에 놀러 온 일가족을 대상으로 칼부림하겠다'는 내용의 댓글을 수차례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추적해 이틀 만에 A씨를 붙잡았다. A씨의 댓글 때문에 경찰은 전국 놀이동산과 유원지에 다수의 인력을 배치했다.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까지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환경이 불우한 나와 달리 놀이공원에 놀러 가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여 죽었으면 해서 댓글을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4월 8일 열린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