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가세에 선두 하나 긴장… `무료 환전` 서비스 각축전
수익성보다 MZ 유입 효과 기대
과열 구도 속 '출혈경쟁' 우려도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하면서 금융권에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바람이 거세다. 하나금융지주가 '환전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면서 선점 효과를 봤지만, 시장점유율이 높은 신한금융의 참전에 이어, KB금융도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해외여행객을 모시기 위한 뺏고 뺏기는 각축전이 예상된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직불·체크카드 해외 이용금액(개인 고객 기준)은 1350억9700만원으로, 지난해 1월 신한카드를 처음 제친 이후 13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전체 직불·체크카드 해외 이용금액(개인 고객 기준)은 3444억5800만원으로, 하나카드는 이 중 39.2%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691억5500만원으로 2위에 올랐으며, △우리카드(558억7700만원) △국민카드(396억4400만원),△ 농협카드(345억3700만원) 등 순으로 비중이 많았다.
하나카드는 그룹의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트래블로그' 카드 판매고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월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매월 최대치를 경신해 올해 초 약 1700억원에 달했다.
하나카드의 폭발적 성장은 지난 2022년 6월 환전 수수료 '0원' 혜택 포문을 연 효과가 컸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제한 완화로 점차 하늘 길이 열리면서 업황 악화로 고민에 빠진 카드 계열사의 돌파구로 해외여행객 모시기에 주목했다.
선두주자인 하나금융이 야심차게 선보이며 해외 시장을 잡고 있지만 안심하기에 이르다. 후발 주자인 신한금융 등이 벤치마킹을 해 유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일 특화 서비스로 판매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업계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는 지난달 신한은행과 연계한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놨다. 쏠 트래블 카드는 전 세계 30종 통화에 대해 환전 시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신한카드는 기존 26종 통화 서비스를 한 하나카드 대비 기타 통화 서비스를 확대하며 이용편의성을 높였다. 또 기본적인 환전 수수료 무료 제공 외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및 마스터카드 트래블 리워드 서비스, 미국 스타벅스 5% 할인 등 부가적인 혜택을 대거 추가했다.
하지만 하나카드도 신한카드에 뒤질세라 환율우대 기타 통화 추가 등 출혈 경쟁에 나섰다. 하나카드는 오는 4월 중 남아공, 브라질, 이집트 등 15종을 더해 총 41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인천공항 라운지 1+1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신한금융 등이 '평생 무료'를 내세우자 올 연말까지 기타 통화에 적용한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이벤트성으로 추가 연장했다. 현재 주요 4개 통화에 대해선 상시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올해 대형 금융사 간 해외여행객 모시기 경쟁은 더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국민카드도 국민은행과 연계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4월 출시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과 함께 KB페이(pay) 이용 시 혜택을 더 줄 계획이다. 국민카드 측은 "트래블러스에는 여행 수요 급증에 맞춰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맞춤 혜택과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카드도 하반기 중 은행과 협업한 해외여행 특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금융사 간 환전 무료 경쟁이 불붙었지만 당장의 수익성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대신 환전 수수료 이익보다 미래 잠재 주 고객이 될 젊은 층의 유입 효과를 더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나카드의 해외 결제액 비중이 커졌지만, 그룹의 수익성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환 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 줄어든 1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도 444억원으로 전 분기(492억원)와 비교해 9.7%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신한과 KB가 경쟁에 뛰어들며 하나금융의 선점 효과가 약화될수도 있다"며 "향후 점유율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수익성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경우 소비자 편의 혜택을 줄이는 수순의 피해 우려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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