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죽은 새끼 매장했다…30여분 울면서 `장례식`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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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코끼리들이 죽은 새끼 코끼리를 땅어 묻어 매장한 흔적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새끼 코끼리의 등에는 멍 자국이 발견됐는데, 이는 코끼리들이 새끼를 매장지로 끌고 가면서 생긴 상처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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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코끼리들이 죽은 새끼 코끼리를 땅어 묻어 매장한 흔적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인간이 아닌 동물의 매장 행동을 보여주는 매우 드문 사례다.
5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인도 북부 벵골 지역의 차 재배지 배수로, 숲, 강가 등에서 새끼 코끼리 5마리가 가 묻힌 채 발견됐다.
매장된 코끼리들은 모두 발이 땅 위로 튀어나와 있고, 등은 땅에 닿은 상태였다. 머리와 몸통은 땅 속에 완전히 묻혀 있었다.
새끼 코끼리의 등에는 멍 자국이 발견됐는데, 이는 코끼리들이 새끼를 매장지로 끌고 가면서 생긴 상처로 추정됐다.
죽은 새끼 코끼리들의 연령은 3개월부터 1살로 추정되며, 대부분 영양실조에 걸렸거나 질병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장지 주변에 여러 코끼리 발자국과 배설물이 남아있어, 새끼를 묻을 때 여러 마리가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끼리들은 무리를 지어 '장례식'을 치른 뒤, 30~40분 동안 큰 소리로 울며 새끼 코끼리의 죽음을 애도한 것으로 보고됐다.
인도 산림청 소속의 파빈 카스완과 푸네 인도과학교육연구소 아카시딥 로이 연구원은 "이런 울음 소리는 코끼리들이 애도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장 중에도 '도움과 연민의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수풀코끼리가 사체를 식물로 덮는 등의 매장 행동은 보고된 바 있지만, 아시아에선 아직 관찰된 적이 없다"고 했다.
앞선 다른 연구에선 아프리카코끼리들이 사체를 풀과 나뭇가지 등으로 매장한 후 다시 그 장소로 돌아오는 모습이 관찰됐다. 하지만, 아시아코끼리들은 매장지를 다시 찾지 않고, 오히려 그 길을 피해 다른 경로로 피해서 다니는 모습이 관찰됐다.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동물원 및 식물원의 체이스 라듀 박사는 "코끼리들의 매장 문화는 그들의 복잡한 사회성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증거"라며 "코끼리가 죽은 친척을 향해 독특한 애도를 보이는 것은 이전에도 관찰됐지만, 이번 연구처럼 새끼 코끼리를 매장지로 옮겨 체계적이고 의도적으로 매장한 사례는 최초"라고 말했다.
라듀 박사는 "인간이 지배하는 자연의 급격한 변화에 코끼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대응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코끼리 보존 대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오른 멸종위기종이다. 인도에 전 세계 아시아코끼리 개체 수의 60%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조사가 진행된 벵골 북부에는 500마리 이상의 아시아코끼리가 살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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