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데뷔 전에 이미 기록 세웠다” 美, 이정후 한국 선구자로 소개…SF 거액 안긴 이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지도 않았는데, 이미 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7일(한국시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한국 출신 선구자’ 6명을 소개했다. 매체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오는 3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른다면, 빅리그 역사가 새로 쓰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야구 팬층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개최된다”며 최초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을 집중 조명했다.
이정후도 6인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출신 선수 중 최고액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지난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1억 1300만 달러(약 1504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는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맺은 4년 8000만 달러(약 1064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지도 않은 신인에게 거액을 안겼다.
MLB.com은 “이정후는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이미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출신으로는 최대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천재’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정후를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구자 6인에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정후는 KBO리그를 정복한 슈퍼스타였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2022년에는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안타(193개) 타점(515개) 등 타격 5관왕을 차지했고, 리그 MVP까지 석권했다.
MLB.com도 “이정후는 한국에서 모든 면에서 기량을 뽐냈다. 2017년 18세의 나이로 데뷔한 이정후는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공도 칠 수 있는 타자다”며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에 주목했다.
이정후는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이정후는 4경기 타율 0.429(14타수 6안타) 출루율 0.500 장타율 0.571 OPS 1.071을 기록. 국제대회 경쟁력도 입증해냈다. MLB.com은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WBC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지만, 이정후는 확실히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타율 0.429 출루율 0.500 장타율 0.571을 기록했고, 2개의 2루타, 5개의 타점, 1개의 도루를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정후가 ‘한국 야구 레전드’ 이종범 코치의 아들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이종범 코치는 현역 시절 통산 타율 0.297 출루율 0.369 장타율 0.458 194홈런 510도루를 기록했다.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정후는 이종범 코치의 아들이라, ‘바람의 손자’라 불린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에서 자신을 직접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라고 소개해 큰 이목을 끌었다.
어린 나이도 강점으로 꼽았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주목하는 건 이정후의 나이다. 이정후는 26살에 불과하다. 다른 FA 타자들과 비교하면 한참 어리다. 코디 벨린저가 29살, JD 마르티네즈가 37살, 맷 채프먼이 32살, 호르헤 솔러가 33살이다. 모두 이정후보다 나이가 많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적응한다면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였던 박찬호도 소개했다. 박찬호는 한양대를 중퇴하고 1994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이적 첫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이후 2010년까지 빅리그에서 뛰었다.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피츠버그 파이리츠,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다양한 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박찬호는 빅리그 통산 124승 98패 2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하며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MLB.com은 “박찬호는 1994 시즌을 앞두고 한양대학교 2학년 때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당시 끼친 충격은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적 첫해 마이너리그에서 투구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찬호는 스프링캠프에서 활약으로 빠르게 빅리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찬호는 124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았는데, 이는 여전히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최다승 기록이다”며 박찬호의 커리어를 소개했다.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김병현도 언급했다. 라이징 패스트볼과 프리즈비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았던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인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뛰었다. 애리조나에서 뛰던 2001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했고, 2004년 보스턴에서도 정상을 맛봤다. 김병현은 커리어 통산 54승 60패 21홀드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최초의 한국 출신 야수였던 최희섭도 소개됐다. 199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최희섭은 2002년 트리플A에서 26홈런을 때려내며 파워를 과시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2002년 컵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플로리다 말린스, LA 다저스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40홈런 120타점 130득점 타율 0.240 출루율 0.349 장타율 0.437 OPS 0.786을 기록했다.
한국 출신 야수 중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꼽힌 추신수도 선구자로 꼽혔다. 추신수는 200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시애틀에 입단했고,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에서 뛰었고, 218홈런 157도루 782타점 961득점 타율 0.275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 0.824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MLB.com은 “추신수는 한국 출신 메이저리그 타자들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WAR(34.6) 홈런(218개) 안타(1671개) 도루(157개) 등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경기에서 가장 정확한 선구안을 가진 만능 스타였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프레드 맥그리프, 데릭 지터와 같은 출루율 0.377로 커리어를 마쳤다. 그리고 추신수는 KBO리그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미 에드먼은 한국 대표팀에 승선한 최초의 미국 태생 선수로 소개됐다. 에드먼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2023 WBC에 출전했다. MLB.com은 “에드먼은 WBC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역사 속에서 에드먼의 위상은 확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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