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10%가 '빈곤노인'인데..기초연금 논의는 제자리

정인지 기자 2024. 3.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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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456만명이 빈곤노인으로 드러났지만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보장책은 대폭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대 수명이 늘면서 노인지원 관련 예산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제도 개편을 위한 논의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올해 노인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10.5%(2조4286억원) 늘어난 25조6860억원인데, 이 중 78%인 20조2000억원(지방비 포함시 24조4000억원)가 기초연금 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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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8일 서울 마포구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어르신 일자리 상담 창구의 모습. 202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456만명이 빈곤노인으로 드러났지만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보장책은 대폭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대 수명이 늘면서 노인지원 관련 예산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제도 개편을 위한 논의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7일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한 노인빈곤율이 45.6%에 달한다. 올해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약 456만명이 빈곤을 겪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생활비·병원비 등으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다. 전체 노인의 자산보유율은 55.1%로 19~64세인 36.7%보다 높지만 평균 가처분소득은 연 1170만원으로 월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빈곤노인의 가처분소득은 이보다 낮은 연 804만원(월 67만원)이다.

복지 정책도 현금성 지원에 집중돼 있다. 올해 노인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10.5%(2조4286억원) 늘어난 25조6860억원인데, 이 중 78%인 20조2000억원(지방비 포함시 24조4000억원)가 기초연금 예산이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초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는데다 물가 인상을 고려해 지급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기초연금은 월 최대 33만4628만원으로, 전년 대비 3.6% 인상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3.6%) 수준으로 오른 만큼 기초연금이 늘었지만 노인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기초연금 수급자도 올해 약 701만명으로 2014년 435만명 대비 10년만에 약 1.6배가 늘었다. 관련 예산은 2014년 6조9000억원에서 올해 24조4000억원으로 3.5배 급증했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2018년 기초연금 재정소요 추계 당시 2024년에 지방비 포함 총 20조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는 4조원 가량이 더 증가했다.

이 때문에 기초연금 대상폭을 줄이는 대신 빈곤층에게 집중 지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자산 처분을 통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저소득·고자산 노인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소득인정액 기준도 낮춰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대신 일자리 창출을 통한 현금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인 일자리를 기존 88만3000개에서 103만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상반기에만 전체 일자리 사업의 97%를 채용해 현금과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한다는 목표다. 일자리 유형별로는 사회서비스형을 6만6000개를 추가해 대폭 키울 방침이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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