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KIA 투수 두들긴 ‘적토망아지’ 재능… SSG 퓨처스팀, 대만 프로 1군 상대로 이겼다
[스포티비뉴스=자이(타이완), 김태우 기자] 대만에서 2024년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SSG 퓨처스팀(2군)이 대만프로야구 1군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결국 값진 승리를 거뒀다. 젊은 선수들이 요소요소에서 힘을 냈고,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보여주며 인상적인 승리를 기록했다.
손시헌 감독이 이끄는 SSG 퓨처스팀은 7일 대만 자이시립야구장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와 연습경기에서 7-3으로 이겼다. 이날 중신은 경기 초반에는 1군 주전 선수들을 컨디션 점검차 투입하고, 경기 중반 이후로는 1군 선수들을 빼고 기량 점검이 필요한 선수들을 투입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보면 1.5군 정도가 되는 수준이었다.
실제 이날 중신의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인 다니엘 멩덴(31)이었다. 멩덴은 2016년 오클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 통산 6시즌 동안 65경기(선발 49경기)에 나가 17승21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한 비교적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18년에는 22경기(선발 17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그런 멩덴은 2021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1년을 던져 우리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당시 멩덴은 21경기에서 120이닝을 던지며 8승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재계약에 이르지는 못했고 부상도 잦았으나 투구 퀄리티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투수로 기억에 남아있다. 멩덴은 KIA와 재계약하지 못한 뒤 대만프로야구에서 활약했는데, 이날 4이닝을 던지며 정규시즌 개막에 대비했다. SSG 퓨처스팀으로서는 꽤 어려운 투수를 만난 것이다.
멩덴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148㎞(전광판 기준)을 기록했고, 140㎞대 초반의 커터와 130㎞대 중반의 체인지업, 그리고 120㎞대 커브를 고루 던졌다. 자이 시립야구장의 스피드건이 다른 곳보다 낮게 책정되는 점이 있음을 고려하면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진 셈이다. 실제 SSG도 1회 박지환이 2루수 땅볼, 최준우가 2루수 뜬공, 강진성이 2루수 땅볼에 그치며 멩덴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0-0으로 맞선 2회 그런 멩덴을 상대로 점수를 뽑아냈다.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김창평이 볼넷을 골라 물꼬를 텄고, 정현승이 좌전안타를 쳐 김창평을 2루에 보냈다. 여기서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자이자 이병규 삼성 수석코치의 아들로도 유명한 신인 이승민이 좌전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감각적이면서도 정확한 타격이 돋보였다. 처음 보는 외국인 투수의 수준 높은 공을 정타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승민의 뛰어난 타격 재질을 증명하고 있었다.
오프너 개념의 선발인 김주온은 이날 3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투구를 이어 갔다. 김주온은 이번 대만 전지훈련에서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이날도 좋은 투구를 이어 갔다. 위기는 있었으나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대만 1군 타자들에게 밀리지 않는 투구를 했다.
SSG는 1-1로 맞선 5회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승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것에 이어 김민준 타석 때는 런앤히트 작전이 완벽하게 먹히며 우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지환의 유격수 땅볼 때 상대 실책으로 1점을 추가함과 동시에 추가 진루로 만든 1사 2,3루에서 최준우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4-1로 앞서 나갔다.
SSG 퓨처스팀은 6회에는 1사 1루에서 대주자 김태윤의 발이 빛났다. 2루와 3루를 연거푸 발로 훔치며 도루 2개로 1사 3루를 만들었고, 여기서 정현승의 내야안타 때 1점을 보태 5-1로 달아났다.
8회 1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곧바로 8회 2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8회 정준재의 잘 맞은 중전안타로 기회를 잡은 SSG 퓨처스팀은 2사 후 김창평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3루타를 때리며 6-2로 앞섰다. 이어 신범수의 출루로 만든 2사 1,3루에서는 전날 야간 훈련 때 집중적으로 연습했던 작전이 통했다. 1루 주자가 2루로 뛰자 상대 포수가 2루로 송구를 했는데 1루 주자가 계산대로 귀루했고, 그 사이 3루 주자 김창평이 지체 없이 홈으로 뛰어들어 1점을 추가했다. 야간 훈련 성과가 그 다음 날 바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수비에서도 최준우 김창평 박지환 김민준 등이 좋은 집중력을 과시하며 흡족한 경기를 했다. 이날 SSG는 실책을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다. 주루에서는 김태윤 정준재가 집중적으로 대주자로 투입되며 적극적인 주루를 펼쳤고, 포수 김규민은 상대 도루 시도를 연거푸 잡아내는 등 도루 저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손시헌 SSG 퓨처스팀 감독은 “지난 연습경기부터 수비에 실책이 안나오고 있다. 대량실점을 하지 않으니 투타에서 내용적으로 좋은 플레이가 나오고, 승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오늘 작전 플레이도 많이 했다. 5회 준우 타석에서 히트 앤드런을 성공하며 공격에서 물꼬를 텄고 이후 타자들의 좋은 공격력이 이어지며 분위기를 가지고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손 감독은 “오늘 경기는 꼭 이기고 싶어서 세이프티 번트나 어제 우리가 연습했던 작전을 다양하게 시도하며 1군에 대비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면서 “투수에서는 주온이가 안정적인 피칭을 해줬고 뒤에 나온 선수들도 4사구를 적게 내주며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SSG 퓨처스팀은 이날까지 대만에서 총 네 차례 연습경기를 가져 2승2패를 기록했다. 대체적으로 대만 1.5군, 혹은 1군 선수들과 상대했는데 승률 5할을 맞추며 결과까지 챙기고 있다. SSG 퓨처스팀은 8일 도류구장에서 웨이취안과 마지막 연습경기를 가진 뒤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귀국 후 2군도 연습경기를 치르며 퓨처스리그 개막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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