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탈락’ 이튿날 수원정 찾은 한동훈 “민주당이 수원에 해준 게 뭐 있나”
“지하철 3호선 수원 와야 하지 않나”
지방정부 없이 중앙정부 지원 법안 추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경기 수원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의회 권력이 수원에 해준 것이 뭐 있나”라며 “우리는 해드릴 능력이 있고 너무나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수원 연장 등 선심성 공약을 제시하며 민주당 지방정부가 협력하지 않아도 중앙정부가 직접 수원과 같은 지역을 지원할 수 있는 법률안을 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수원 지역구 5곳을 모두 민주당에 내줬지만 이번에 유력 인사들을 집중 배치해 탈환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공천 갈등을 겪는 틈에 여당 프리미엄으로 수원 민심을 돌려세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영통구청 사거리에서 “수원에 국민의힘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후보를 제시했다”며 “수원을 오랫동안 석권한 민주당 의회 권력이 이 수원에 해 준 것이 뭐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이수정 후보(수원정)는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해드릴 능력이 있고 너무나 그걸 해주고 싶다. (지하철) 3호선이 여기 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리 정부 남은 3년 동안 의회 권력 찾아와서 수원 시민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하겠다”고 했다. 지지자들 손팻말에는 3호선 연장 외에 ‘반도체 메가시티특별법 제정’, ‘영통구 복합청사 신축’ 등 지역 공약이 적혀 있었다.
한 위원장은 “지금의 민주당 (지방)정부는 우리와 협력할 생각이 없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끼지 않고 수원 같은 지역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 주차장 공사를 하려 지자체와 굳이 협력하지 않아도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이 추진된다면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권한을 분산해 온 흐름과 배치돼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방정부가 지역에 필요한 사업 수요 조사를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돈을 걷어서 지방정부가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오랫동안 논쟁과 연구를 통해 정립됐다”며 “그래서 중앙정부 사업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것이 민주정부와 보수정부 가리지 않고 일관된 정책이었는데 거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 영통구에서 수원정 후보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팔달구에서 수원병 후보인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장안구에서 수원갑 후보인 김현준 전 국세청장과 함께 지역 주민들을 만났다. 모두 수원 탈환을 위해 영입 후 공천한 인사들이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중에서도 가장 열세인 경기 남부 지역 거점으로 수원을 정하고, 취임 3개월밖에 안 된 방 전 장관을 차출하고 지난 1월 한 위원장이 수원에서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전날 수원정 현역이자 비이재명계인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는 등 민주당이 공천 계파 갈등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한 위원장이 수원을 직접 찾아 여당의 예산 투여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에서 수원병에는 이재명 대표 측근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수원갑에는 친명계 김승원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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