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릴지언정 '살인자O난감'의 감각적인 센스는 단연코 최고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o난감> 은 언뜻 한국에서 익숙한 살인자VS형사 구도의 스릴러 플롯으로 느껴진다. 살인자o난감>
<살인자o난감> 은 칙칙함을 탈피한 쿨한 스릴러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방식 역시 기존의 관습적인 한국식 스릴러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살인자o난감>
그러면서도 <살인자o난감> 은 전형적인 한국식 스릴러의 현실감은 놓치지는 않는다. 살인자o난감>
그 때문에 <살인자o난감> 은 친절한 전개가 아님에도 드라마의 이야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캐치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다. 살인자o난감>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O난감>은 언뜻 한국에서 익숙한 살인자VS형사 구도의 스릴러 플롯으로 느껴진다. 어느 날 살인에 눈 뜬 살인마와 그 뒤를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 대중들은 영화 <추격자>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이 스릴러 패턴의 반복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보아왔다. 살인마들은 사이코패스에 가까웠으며 화면 분위기는 늘 칙칙하고 어두웠다. 나중에는 오히려 수많은 살인범VS형사 스릴러물이 검붉은 빛깔 뒷골목 느낌의 잔영들로만 기억에 남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OTT시대에 접어든 이후에는 한국의 살인범VS형사 스릴러 장르들도 조금씩 과거의 칙칙함에서 탈피하는 듯 보였다. <살인자O난감>은 칙칙함을 탈피한 쿨한 스릴러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방식 역시 기존의 관습적인 한국식 스릴러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특히 <살인자O난감>의 형사 장난감(손석구)은 이 드라마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우러지는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살인자O난감>은 전형적인 한국식 스릴러의 현실감은 놓치지는 않는다. 대중들은 살인자가 된 평범한 대학생이자 편의점 알바생 이탕(최우식)과 정의를 꿈꾸는 해커이자 히키 노빈(김요한)에 공감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그들의 일상이 우리의 일상과 실은 크게 다르지 않으면, 우리도 기회만 된다면 이 세계의 악을 처단하는 히어로를 꿈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히어로가 못 되면 최소한 인터넷 뉴스 댓글창에서라도 손가락을 움직인다.
<살인자O난감>은 나쁜 놈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이탕이 노빈의 도움으로 악한들을 살해하는 살인범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여기에 장난감을 비롯한 형사들이 이탕의 뒤를 쫓고 노빈은 형사와 이탕을 오가며 플롯을 흥미롭게 분탕질 친다.
흥미롭게도 <살인자O난감>은 쭉쭉 뻗어가는 스토리는 아니다. 초반부는 질주하는 감이 있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스피드와 상관없다. 오히려 관습적인 전개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에피소드의 레이어드가 겹쳐진다. 그 사이사이 이탕의 살인이 끼어들고, 일상에 숨어 있는 추한 악한들의 행태도 드러난다. 여기에 유머코드와 괴상한 판타지 코드를 뒤섞어서 자칫하면, 드라마는 뭔가 난삽해질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이창희 감독은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느릿느릿 독특하게 숨을 압박해오는 고시원 지옥도를 그리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살인자O난감>에서도 수많은 설정들이 얽히면서도 난삽하거나 복잡한 느낌은 주지 않는다. 특히 과거와 현재와 현재에서 그 이후의 상황을 연결해내는 솜씨는 굉장히 빼어나다.
그 때문에 <살인자O난감>은 친절한 전개가 아님에도 드라마의 이야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캐치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다. 비슷한 이미지들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면서 구차한 설명 없이도 시청자가 감각적으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어서다. 부산 좌천역과 장난감 형사의 좌천을 잇는 방식처럼 말이다.
다만 초반부에 보여준 시원하게 질주하는 스토리를 원했던 시청자에게 중반부 이후는 좀 실망스러울 수 있다. 이탕의 미래, 혹은 악을 처단하는 살인범의 폭주한 형태를 보여주는 송촌(이희준)의 등장과 이후 전개는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는 한다. 허나 깔끔하고 스피디한 전개를 원했던 시청자에게는 같은 자리를 빙빙 맴도는 것 같은 혼란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어떤 시청자에게는 후반부의 전개가 색다른 스릴러의 퍼즐을 가지고 노는 독특한 장난감처럼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어떤 시청자에는 후반부의 전개는 난감한 나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만 후반부의 전개가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살인자 O난감>의 감각적인 센스는 최근 스릴러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넷플릭스]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욱의 인생리셋, 어째서 판타지만큼 피로감을 줄까(‘로얄로더’) - 엔터미디어
- 전종서의 미션 같은 멜로 연기는 진심이 될 수 있을까(‘웨딩 임파서블’) - 엔터미디어
- 갑작스러운 김신영 하차통보, 희생양이 그렇게도 필요했나(‘전국노래자랑’) - 엔터미디어
- 나영석 사단에서 완전히 독립한 이진주 PD의 전위적인 선택(‘연애남매’) - 엔터미디어
- 송중기와 최성은, 뿌리 뽑힌 청춘들의 절망, 사랑, 해방(‘로기완’) - 엔터미디어
- 괴물도 옮아... 학폭과 시원하게 맞서는 김지연에 남는 불안감(‘피라미드 게임’) - 엔터미디어
- ‘세작’에 매혹된 자들이여, 마지막 한 수가 엮어낼 완성을 보라 - 엔터미디어
- 박지은 작가라고 하니 벌써 기대되는 김정난·나영희 소비법(‘눈물의 여왕) - 엔터미디어
- 문과 서바이벌 ‘사상검증구역’, 대문자 T들이 유독 흥분할 만한 구석들 - 엔터미디어
- 3.1절 연휴 순풍 기대되는 ‘파묘’, 묘벤져스 시너지가 만든 신드롬 - 엔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