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 울린 ‘어느 은퇴 선수의 글’…당신은 최고의 골키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른 즈음 되면 대충 압니다.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뤄지지 않는 게 있다는 걸요."
은퇴를 알리는 한 축구선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이 글을 보고 팬이 됐다. 인생 2막(을) 잘 열어가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오랫동안 마음을 끓어오르게 만들던 열정이 선수에게 또다른 시대를 열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덕분에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가 생겼다" 등의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른 즈음 되면 대충 압니다.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뤄지지 않는 게 있다는 걸요.”
은퇴를 알리는 한 축구선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2부리그인 K리그2 천안시티FC에서 골키퍼로 뛴 임민혁(30)이 그 주인공이다.
임민혁은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 “K리그가 개막하는 오늘, 저는 총 18년 동안 이어온 축구 선수의 삶을 폐막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내 쟁취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훌륭함만이 삶의 정답은 아니기에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나본다”고 밝혔다.
이어 “열정 있고 성실한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자기 비하의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후련하고, ‘추한 선배는 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 하나는 지키고 그만두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나는 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면서 새 인생을 살아가겠다. 모두 감사했고, 잘 머물다 간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은 ‘어느 무명 은퇴 선수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서 퍼졌다. 누리꾼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이 글을 보고 팬이 됐다. 인생 2막(을) 잘 열어가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오랫동안 마음을 끓어오르게 만들던 열정이 선수에게 또다른 시대를 열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덕분에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가 생겼다” 등의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이 글은 7일 오후 기준 60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임민혁은 2015년 추계대학연맹전에서 고려대가 27년 만에 우승을 거둘 때 주전 골키퍼로 주목받았다. 그는 같은해 23살 이하(U-23) 대표팀에 선발됐고, 이듬해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예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7년 당시 1부 리그에서 뛰던 전남드래곤즈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023시즌까지 7시즌 동안 전남, 대전, 천안 등을 거치며 단 30경기밖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임민혁은 7일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선수 생활을) 어떻게 잘 정리할지 생각했던 게 글로 녹아 사람들의 공감을 많이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상실감이 상당했는데, 그 상실감을 어떻게 잘 버티느냐가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독서라는 방법을 택했다. 나만의 방법을 잘 터득해 마지막에는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사회자 물음에는 “맡은바 항상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기억되면 뿌듯하겠다”고 답했다.
임민혁은 유소년 축구 선수 후배들을 향해 “(프로 리그는) 1등과 꼴찌가 매겨지는, 생각보다 더 냉정한 곳”이라며 “그래서 오히려 순위나 남들과의 비교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1등을 하지 말라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라며 “잘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을 한번씩 뒤돌아보지 않는 세상이라면 1등을 해도 별로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전 정권 땐 한 차례도 난리…18번 지역방문 “관권선거 아냐”
- ‘박근혜 구속’ 한동훈 유체이탈 공천…“탄핵은 오래된 이야기”
- 농식품부 “가을 햇과일 나올 때까지 사과값 강세 불가피”
- 공수처, 이종섭 ‘출국용 조사’…“대통령 범인 도피 돕나?”
- 심금 울린 ‘어느 은퇴 선수의 글’…당신은 최고의 골키퍼
- ‘가자 휴전’ 압박하던 미국, 뒤에선 이스라엘에 무기 100여건 팔아
- 택배기사는 10살 아들을 탑차에 태웠다…“육아휴직 안 되냐고요?”
- 설훈·홍영표, 이낙연과 손잡는다…“윤석열 심판·이재명 청산”
- 코끼리 장례, 내 새끼 얼굴이 하늘 보도록…“이런 매장은 처음”
- ‘거기 112죠?’ ‘아뇨 0.112%입니다’…대구 경찰 만취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