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억 배임’ NH농협은행, 내부통제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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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에서 109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업무상 배임으로 109억4733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서 배임 사고 등 금융사고가 지속해 발생하는 데 대한 검사를 농협금융지주까지 확대해 내부 통제 이슈, 지배구조 등 문제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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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사고’ 비판…준법감시인력 의무 비율, 유일하게 미달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NH농협은행에서 109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시중은행 중에서도 금융사고가 잦았던 터라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농협은행은 물론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착수했다.
5년 가까이 눈치 못 채…취약한 리스크 관리 재부상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업무상 배임으로 109억4733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여신 담당 직원이 담보물의 가치를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해 준 것이 자체 감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사고 발생은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4년8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농협은행은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한 상태다. 또한 향후 인사위원회를 거쳐 징계 처리할 예정이다. 해당 대출은 현재 정상 채권으로 분류돼 있어 채권 보전과 회수 여부에 대해선 정보 제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손실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
농협은행 측은 "내부 감사 과정에서 차주의 매매계약서상 거래금액과 실거래금액이 상이한 점을 발견했다"며 "대출 금액의 과다 상정으로 추정돼 여신 취급자의 고의적인 의도 여부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번 배임 사고로 농협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간 농협은행에선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22년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업권별, 유형별 금전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농협은행의 사고 금액이 74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기간 전체 사고금액 1239억1000만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위반 건수는 27건이었다.
매년 외치는 '청렴 농협'…결국 공염불에 그쳐
잇따른 금융사고에도 농협은행은 감시인력 충원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20개 은행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준법감시인력 의무 비율을 유일하게 채우지 못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의 내부통제 혁신방안에 따라 일반은행은 전체 임직원 대비 준법감시인력 비율을 지난해 말까지 0.4%를 넘겨야 했다.
이에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 1월 초 인사 이동 시 준법감시인력을 충원해 현재 60여명으로 0.4% 비율을 충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뒤늦은 조치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0억원에 달하는 배임 사고가 터지자 이석용 농협은행장을 향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행장은 그해 3월 '사고 근절과 청렴 농협 구현을 위한 윤리경영 3행(行)3무(無) 실천운동'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3행3무는 청렴·소통·배려를 실천하고 사고·갑질·성희롱을 근절하자는 뜻이다. 지난 1월에도 같은 내용의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가 지난해 11월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행장이 '청렴 농협'을 외치고 있는 동안에도 배임 행위는 계속됐고, 적발하지도 못한 셈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서 배임 사고 등 금융사고가 지속해 발생하는 데 대한 검사를 농협금융지주까지 확대해 내부 통제 이슈, 지배구조 등 문제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출자한 단일주주로서 역할을 적절히 했는지까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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