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거부 불참, 환자곁 지키면 `참의사`라 조롱...의사 커뮤니티 `색출 명단` 논란

박양수 2024. 3. 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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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행동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서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들이 의사 커뮤니티에서 '참의사'라고 조롱당하고 있다.

7일 연합뉴스 독자 제보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최근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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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커뮤니티, '전공의들은 사직 전 병원 자료 삭제하라' 글 올리기도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16일째를 맞는 6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행동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서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들이 의사 커뮤니티에서 '참의사'라고 조롱당하고 있다. 또 이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연합뉴스 독자 제보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최근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여기에는 전국 70여개 수련병원에서 집단 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들에 관한 정보가 적혀 있다. 명단에는 이름의 일부와 추정되는 출신학교 정보 등이 적혀 있다.

또한 '비등록으로 몰래 일하는 중', '사직 전공의 조롱 카톡을 보냈다' 등 잔류 전공의와 관련된 특이사항으로 추정되는 정보도 적혀 있다.

일부 목록에는 현장에 남아있는 전공의로 추정되는 이름 3글자 중 2글자가 공개된 것도 9건 정도 있었다. 출신학교로 추정되는 정보도 적혀 있었다.

해당 글을 쓴 이는 "실명 제보는 정확하게 어느 병원 무슨 과 몇 년차인지로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모교인데 안타깝다", "평생 박제해야 한다", "○○병원도 참의사 없는 병원으로 올려달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환자 곁을 떠날 이유가 없다니, 웃기다", "검체를 안 떠나는 거냐" 등의 조롱 투의 댓글도 있었다. 검체는 시험, 검사 등에 쓰는 물질이나 생물을 말한다.

글 제보자는 "진료 거부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부르며 색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의사들이 자신의 대의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을 색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제보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당시 정부의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벌어졌을 때도 이같은 '색출 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한 의사는 "2020년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며 "목록의 명단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댓글을 보면 분노와 배신감 같은 표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글이 올라온 커뮤니티에는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지난달 22일 경찰이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메디스태프 사무실과 서버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게시자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을 확인했고, 게시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입건 수사 중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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