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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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돌봄, 동기화, 자유'는 일본 후쿠오카의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의 숲' 소장인 저자가 수많은 노인들을 돌보며 겪은 일을 바탕으로 돌봄의 본질, 그리고 돌봄과 자유의 공존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는 노화가 번데기 속에서 형체를 바꾸듯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는 역동적인 변화이자, 규범과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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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 "나는 ‘상냥함’이라는 말에 경계심이 있다. ‘사랑’ ‘배려’ ‘선의’ 등 비판하기 어려운 말에 기초해 돌봄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육체가 한계를 넘어섰을 때, 돌보는 사람은 이상적인 말이 지닌 중압감으로 스스로를 벌해버린다. 신입이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상냥함’으로 돌보려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속에 상냥하지 않은 ‘나’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속에 그때껏 만난 적 없는 ‘나’가 존재했던 것이다."(본문 236쪽)
이 책 '돌봄, 동기화, 자유'는 일본 후쿠오카의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의 숲’ 소장인 저자가 수많은 노인들을 돌보며 겪은 일을 바탕으로 돌봄의 본질, 그리고 돌봄과 자유의 공존에 관해 이야기한다.
노화는 곧 기능 상실이자 쇠퇴이며 부자유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노화가 번데기 속에서 형체를 바꾸듯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는 역동적인 변화이자, 규범과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흔히 인지저하증을 사회적 죽음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인지저하증으로 인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인간관계를 잊어버리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증상이 오히려 당사자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해체하며 새로운 자유를 부여한다고 말한다. 인지저하증은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일인 것이다.
인지저하증에 걸리면 본래의 내가 사라진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오랜 세월 수많은 노인을 돌봐온 저자는 인지저하증이 그 사람의 고유한 특성과 인품은 앗아가진 못한다고 말한다. 노인들은 각자 다른 형태로 찾아온 혼란 속에서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각자의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는 ‘그 사람다운’ 노인들을 인지저하증이라는 하나의 방에 가둘 순 없다. 인지저하증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직간접적인 미래가 될 것이다. 저자는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화두와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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