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며터면 확전될 뻔... 러 미사일, 그리스 총리 車 300m 앞 폭발

러시아가 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를 공습한 가운데, 이날 이 지역을 시찰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탑승한 차량에서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폭발했다고 CNN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오데사를 방문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오른쪽) 그리스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지난 2일 러시아의 드론 공격 피해가 발생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에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며, 우크라이나 해군의 주요 기지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최근 이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으며 지난 2일에는 이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 대한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시각으로 이날 오전 11시 40분에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성명에서 “러시아 연방군은 우크라이나 군대의 무인 해상 드론이 있는 오데사 항구 지역의 격납고에 고정밀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습으로 5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이번 공격은 이 지역을 시찰 중이던 두 정상이 오데사 항구에 도착한 직후 발생했고 당시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고 외신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미초타키스 총리는 공습 피해 없이 무사했다. 이들이 오데사 항구를 방문하던 중 공격의 충격을 느꼈고 일행은 연기로 뒤덮인 ‘버섯구름’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관계자에 따르면 폭발은 자동차 행렬이 있던 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우리가 차에 탔을 때 큰 폭발음이 들렸는데 방공호로 갈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강렬한 경험”이라며 “전쟁에 대해 신문으로 읽는 것과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장 훌륭하고 생생하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전선과 군인들뿐만 아니라 무고한 우리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동맹국을 향해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에는 방공 시스템이 충분하고 방어용 무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며 “우리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무기가 필요하다. 매일 밤낮으로 테러 공격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이 지금 필요하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