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강수량·기온 모두 역대급…기상이변이다

정봉비 기자 2024. 3.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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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은 비 오는 날도, 강수량도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전국 평균 기온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높아 여느 해보다 '습하고 따뜻한 겨울'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7일 '2024년 겨울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해 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전국 강수량이 236.7㎜로 역대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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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평년 대비 2.7배, 강수일수도 11.6일 많아
지난 2월15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 강남대로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겨울은 비 오는 날도, 강수량도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전국 평균 기온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높아 여느 해보다 ‘습하고 따뜻한 겨울’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7일 ‘2024년 겨울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해 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전국 강수량이 236.7㎜로 역대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된 1973년 이래, 평균적으로 한 해 강수량이 89.0㎜임을 고려할 때 평년대비 2.7배 많이 온 것이다. 2위 195.9㎜(1988), 3위 178.7㎜(1989)에 비해서 많은 양이다. 강수일수도 31.1일(평년 19.5일)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많았다. 종전 1위는 1989년 겨울(27.9일)이었다.

지난겨울은 역대 두 번째로 따뜻한 겨울이기도 했다. 전국 평균기온 2.4도로 2019년 2.8도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2006년 2.0도였다.

이처럼 많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의 원인은 평년 대비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 쪽으로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다량의 수증기와 따뜻한 기운을 품은 남풍이 많이 불어온 이유는 북인도양의 고수온과 강한 대류 활동 때문이다.

북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대류가 활발해지면서 이 지역 대기 상층에서 고기압이 형성되었고, 북동 방향에 있는 우리나라 쪽으로 대기 파동이 전파된 것이다. 대기파동은 남쪽에서 북쪽, 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에너지가 전파되며 고기압성 순환과 저기압성 순환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기파동이 전파되며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순환이 유도됐고, 시계 방향으로 바람을 불어내는 고기압이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2023년 겨울철 높은 기온 및 많은 강수에 대한 기후학적 원인 모식도. 기상청 제공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도 높았다. 지난겨울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2014~2023년) 평균인 12.1도보다 0.2도 높았으며, 특히 남해 해수면 온도 15.9도로 최근 10년(평균 15.4도) 이래 가장 높았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대기 중 유입되는 수증기량이 증가해 비와 눈이 더 많이 내릴 수 있다.

한편 이런 기상이변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걸로 나타났다. 지난겨울 전 세계적으로 한파와 폭우, 이상저온과 고온 등 극한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해 12월21일 한 달 치 평균 강수량(65㎜)에 해당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렸고 필리핀 남부에선 지난달 6일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92명이 사망했다. 미국 몬태나주에선 영하 34℃를 기록하며 1999년 이후 일 최저기온을 갱신했고 지난 1월13일부터 22일까지 한파로 인해 90명 이상이 사망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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