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K-콘텐츠 지형도에 미칠 영향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글로벌 OTT 플랫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tvN '내 남편과 결혼해 줘'가 대박을 냈을 뿐 아니라 예능 '아파트 404'까지 좋은 성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조용히 K-콘텐츠에 관심을 보여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앞으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K-콘텐츠 시장의 지형도,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형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한국 콘텐츠 최초로 4차례에 걸쳐 글로벌 일간 TV쇼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방송 기간 누적 73개국에서 일산 순위를 기록했고 특히 캐나다 1위, 미국·프랑스 2위, 영국 3위 등 기존 K-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던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미국 등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예능 프로그램 '아파트404' 역시 아직 방송 2주 차밖에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전 세계 21개 국가 및 지역에서 TV쇼 부문(영어·비영어 콘텐츠 포함)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비드라마 콘텐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아마존닷컴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와 함께 글로벌 OTT를 이끌어가는 빅3로 분류 된다. 그러나 정식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그동안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국내에 정식 진출하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태생을 짚어봐야 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온라인 아마존 닷컴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출발했다. 쇼핑몰 내에서 TV쇼와 VOD를 판매하던 서비스를 별도로 분리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 것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의 시작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닷컴의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인 멤버십 혜택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멤버십을 포함시켜 구독자 수를 대거 늘렸다.
자연스레 쿠팡과 쿠팡플레이의 관계가 떠오른다. 원조는 아마존이다. 쿠팡은 아마존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쿠팡 와우 멤버십의 혜택으로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마찬가지로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 멤버십을 등에 업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러한 관계를 따져보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국내 진출 이전에는 아마존 닷컴의 한국 진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아마존은 직접적인 한국 진출대신 11번가와의 제휴를 통한 간접 진출을 택했다. 그래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역시 한국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그렇다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한국에서 이용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원화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불편함만 감수하면 자막, 미리보기 한글화 등 한국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는 충분하게 제공된다. 그래서 해외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이용 중이다. 다만, 국내 콘텐츠의 비중이 약해 그다지 많은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가 아닌 이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넷플릭스, 디즈니+가 아닌 또 하나의 해외 판매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구독자수만 따져봤을 때 넷플릭스 다음으로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된 '내 남자는 큐피드'가 대표적인 예다. 장동윤, 나나가 출연한 '내 남자는 큐피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됐다. 반대로 국내 방송사나 OTT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시장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하나의 선례를 남겼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역시 한국에 들어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건 소극적이지만, 이처럼 만들어진 콘텐츠를 해외 독점 판권으로 스트리밍하는 것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남결'의 성공 이전에도 TV드라마 '구미호뎐 1983'·'국민사형투표'·'법쩐' OTT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아일랜드', 예능 '서진이네' 등을 해외 독점으로 선보였다. '내남결'의 성공으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K-콘텐츠에 대한 더 공격적인 투자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K-콘텐츠는 대부분 넷플릭스에 의존했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등 K-콘텐츠에 상당한 공을 기울였다. 하나의 확실한 창구를 가진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의존할 경우 추후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그런 흐름에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던 건 '무빙'의 디즈니+였다. 여기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까지 합류하면 더욱 긍정적인 경쟁이 가능하다. 과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공식적인 한국 진출 없이도 K-콘텐츠 지형도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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