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표심 잡아라"…바이든도 트럼프도 헤일리 지지층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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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 포기를 선언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지지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헤일리 전 대사가 사퇴를 표명한 직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는 니키 헤일리의 지지자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나는 내 캠페인에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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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지지자들, 대선 변수로 부상
트럼프와 지지층 달라…역선택, 무효표 등 예상
바이든 "헤일리 진실한 사람"…지지자 끌어안기
트럼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운동에 초대"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 포기를 선언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지지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부해 향후 그의 지지층의 움직임이 대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슈퍼화요일에 치러진 15개주 경선 중 14개주에서 패배해 사퇴를 결정했다. 로이터는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 주요 격전지인 3개 주에서 약 57만명이 헤일리에게 표를 던진 점에 주목했다. 최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 판세에서 규모는 작지만 잠재적으로는 중요한 그룹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누구에게 투표할지가 관건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헤일리 지지층은 대체로 고학력층, 도심 출신, 중도 성향 유권자다. 중하층, 저학력층, 시골 출신 백인이 지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요 지지 기반이 다르다. WP는 헤일리 지지층이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이들의 표심이 트럼프를 뽑는 것, 역선택으로 바이든을 지지하는 것, 부동층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고 진단했다.
앞서 NYT와 시에나가 지난달 25~28일 전국 유권자 9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48%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3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었다고 밝혔다. 헤일리 지지층 다수가 정치 성향에 따라 표를 던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대선에서 헤일리의 지지층인 중도층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바이든과 트럼프는 그의 지지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헤일리 전 대사가 사퇴를 표명한 직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는 니키 헤일리의 지지자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나는 내 캠페인에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악한 공화당에서 소신 있게 경쟁을 펼쳤다는 점을 치켜세웠다. 그는 “오늘날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감히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헤일리는 트럼프를 항상 따라다니는 혼란,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능력, 푸틴 앞에서 움츠러드는 모습에 대해 기꺼이 진실을 말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헤일리 전 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의 차이를 부각시켜 헤일리의 지지자를 끌어안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에게는 조롱하는 발언을 남겼지만, 지지자들에게는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헤일리가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의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기록적인 수준으로 완패했다”면서도 헤일리의 지지자들에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운동에 동참하도록 초대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응은 모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은 공화당 경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분석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중도 성향 공화당 지지자들과 무소속 경합주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건한 이미지를 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의 성명은 헤일리를 조롱하는 반면, 바이든의 성명은 예의를 갖춰 그의 지지자들에게 진심어린 모습을 보였다”며 “트럼프는 11월에 필요한 한 유권자 그룹으로부터 선의를 얻을 수 있는 쉬운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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