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진단] 긱 이코노미 對 마켓 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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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해 1월 초에 열렸던 전미경제학회 총회에 다녀왔다.
여기서 경제개혁을 논하는 여러 세션에서 아마 가장 자주 언급된 어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긱' 개념이 요즘 미국 경제계에서는 더 넓게 사용되며 우버, 전자상거래, 배달 서비스 등 자유롭고 개별형인 개인 기업들도 긱 이코노미의 범주에 들어간다.
긱 이코노미가 확산되고 있는 이면에는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종래의 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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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해 1월 초에 열렸던 전미경제학회 총회에 다녀왔다. 여기서 경제개혁을 논하는 여러 세션에서 아마 가장 자주 언급된 어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아닌가 한다.
'긱'이란 용어는 사실상 오랜 역사를 담고 있다. 1920년대 미국 악단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인데 연주자를 채용할 때 하룻밤에 일시적으로 계약을 맺어 연주하게 하고 이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면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긱' 개념이 요즘 미국 경제계에서는 더 넓게 사용되며 우버, 전자상거래, 배달 서비스 등 자유롭고 개별형인 개인 기업들도 긱 이코노미의 범주에 들어간다.
긱 이코노미가 확산되고 있는 이면에는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종래의 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첫째, 긱 이코노미의 뿌리가 되는 플랫폼형 기업이 많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플랫폼형 기업이란 생산자와 소비자, 생산자와 생산자,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연결관계를 창의적으로 발굴하여 아주 편하고 신속하게 연결해 줌으로써 이 기업의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들 간에 경제행위가 시장을 통하지 않고도 유익하게 형성되도록 한다. 맥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는 2025년까지 플랫폼형 기업에 가입하는 이용자 수가 5억50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다. 영국의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 교수는 2025년이 되면 고용시장의 3분의 1이 플랫폼형 기업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퍽 설득력이 있다는 여러 가지 징후가 보인다. 세계 경제는 매년 5G 연결망, 클라우드 컴퓨팅, GPS망, 챗GPT 등 플랫폼형 기업들이 즐겨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거의 일반화되고 있으며 또 일반 소비자들도 이들이 제시하는 사용 방법을 빠르게 익히고 재래식 거래 방식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웬만한 주문은 쿠팡이나 배민을 통하는 것이 빠르고 값도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것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플랫폼형 기업들은 속도감 있게 간편화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의 확산을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까? 재래식 기업들은 이것이 21세기 거래 형식에서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화에 성공한 대표적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즉 우리 국민들의 적응 능력과 교육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긱 이코노미가 체질에 맞는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긱 이코노미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가급적 자유를 허용해 섣불리 규제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자제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기존 재래식 사업자들의 반발이 때때로 있을 수도 있으니 이를 조정해주는 역할을 정부가 맡아주면 좋겠다. 이에 더하여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의 공격형 플랫폼 기업들을 견제해주는 역할도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
혹자는 그동안 자본주의 경제 논리의 근간이 되는 마켓 이코노미(시장경제)가 변화하여 긱 이코노미가 된다면 경제학 원론을 다시 써야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그려놓은 시장경제의 모습은 불변이다.
그때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긱 이코노미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파'가 이를 운영할 뿐이며 그 원리는 그대로 유효하다.
[유장희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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