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의 창] 바보야, 문제는 청년이야

2024. 3. 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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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에는 전액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평균 급여가 5000만원인 직장인이 출산지원금 1억원을 받으면 1억5000만원에 대해 세금이 더해져 약 4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동안 저출산 관련 정책들은 대부분 소규모 지원뿐이었고, 재원에 대한 고민을 수반했던 것에 비해 더욱 확실하게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나와 반가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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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출산 지원금 비과세 혜택
근로자·기업 모두 부담 덜어
직접적이고 확실한 지원 통해
미래 세대인 우리 청년에게
'출산은 특혜' 인식 심어줘야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에는 전액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평균 급여가 5000만원인 직장인이 출산지원금 1억원을 받으면 1억5000만원에 대해 세금이 더해져 약 4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기업이 1억원을 냈지만 정작 근로자는 6000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비과세 조치가 시행되면 기존 급여 5000만원에 대한 세금 686만원만 내면 되므로, 지원금 1억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업으로서도 출산지원금이 직원에게 '인건비'를 제공한 셈이 돼 비용으로 인정받으니 보다 부담을 덜게 된다. 그동안 저출산 관련 정책들은 대부분 소규모 지원뿐이었고, 재원에 대한 고민을 수반했던 것에 비해 더욱 확실하게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나와 반가운 마음이다. 저출산이 장기화하면서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역대 최저인 0.6명대를 기록했다. 국가 소멸의 위기가 이제는 정말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은 여러 문제가 얽힌 복합적인 결과다. 그러기에 저출산은 그 자체에 집중하면 풀기 어렵다. 출산의 주체는 누구인가? 누가 아이 낳기를 결정하는가? 바로 우리 청년들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년들의 삶을 봐야 한다. 그들의 삶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아이 낳기를 선택하지 않는지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2023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혼수비용, 주거 마련 등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았다. '고용 상태 불안정' 때문이라고 대답한 20대의 10.6%까지 더하면 대다수 청년이 '돈'을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은 진화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며 "주변에 먹을 것이 없고 숨을 곳이 없는데 번식을 하는 동물은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즉 먹고살 것이 있어야 번식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생명체든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고 싶어한다. 이는 본능이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은 본능을 거스를 정도로 우리 청년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이야기다.

장기적으로 성별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며, 육아제도를 개선하는 것 역시 꼭 필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개선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때까지 손을 놓고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때보다 더 심각한 국가 위기 상황이다. 합계출산율이 0.6명대인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마저도 바닥이 아니라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다. '당장 아이를 낳아도 잘살 수 있겠는데'라고 청년들이 느낄 정도로 직접 확실하게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경제학에 '사람들이 겪는 문제의 규모보다 제공하는 수단의 규모를 더 키워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 저출산보다 더 급한 문제가 있는가. 흩어져 있고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저출산 지원금을 모두 모아 직접적으로, 큰 규모로 제공해주어야 한다. '출산은 특혜'라는 인식이 생겨야 변화가 일어난다. 필자가 참여했던 인요한 혁신위의 3호 안건은 '청년이 미래다'였다. 청년은 미래를 넘어 우리의 생명줄이다. 청년 없이 대한민국은 없다. 그 청년들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바보야, 문제는 청년이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교수·'강점으로 키워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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