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밑 빠진 독 물 붓기 된 전세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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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토교통부에서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어치를 현물로 출자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정부가 이렇게 거액의 현금과 현물을 HUG에 쏟아붓는 이유는 HUG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져 보증 중단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적자 원인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다.
전세가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 빌라와 아파트의 연간 보증료 격차가 고작 10만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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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토교통부에서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어치를 현물로 출자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이 같은 출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1월과 올해 2월 각각 3839억원과 7000억원을 국토부에서 현금으로 받았다. 이미 국민 세금이 1조원가량 투입됐는데 또다시 4조원을 채워넣는 것이다. 이는 LG전자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3조5485억원)보다 더 큰 규모다.
정부가 이렇게 거액의 현금과 현물을 HUG에 쏟아붓는 이유는 HUG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져 보증 중단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022년 13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한 HUG는 지난해엔 4조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 원인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다. 2022년 전셋값이 고점을 찍은 뒤 급락하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지난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받지 못해 HUG에 접수된 보증사고 규모만 4조3347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출자가 HUG의 위기를 타개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년 전 체결된 전세 계약 만기가 올해 도래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발생한 보증사고 규모만 3000억원에 이른다. 유동성 위기에 처할 것이 분명해진 HUG는 최근 한 가지 조치를 취했다. 바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손질한 것이다. 투자업계에서는 HUG가 조만간 채권 발행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HUG가 도로공사 주식을 자본으로 보유하는 상황도 기형적이다. 돈이 부족할 때마다 세금을 투입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작금의 문제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전세 위험을 보증료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고 있다.
전세가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 빌라와 아파트의 연간 보증료 격차가 고작 10만원 안팎이다.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르는 이유다. 지금 보증제도를 뜯어고치지 않아 손실이 확산되면 더 큰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
[김유신 부동산부 kim.you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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