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공정한 판정” ABS 도입, 91%→96%까지 올릴 기대…‘커브’가 유리하다? 글쎄[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3. 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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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ABS 미디어 설명회. KBO 제공



프로야구 2024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이른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프로야구에서도 1군 경기에서 도입한 사례는 없다. KBO리그가 최초로 시도하며 선례를 남길 전망이다.

KBO는 ABS의 도입으로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KBO는 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ABS는 물론 투구와 타격 준비 제한 시간을 뜻하는 피치 클락 등 이번 시즌 맞이할 변화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KBO가 설명하는 ABS 스트라이크 존. 김하진 기자



KBO 측은 지난해 경기당 평균 투구수 300개 중 심판이 판정한 공은 166개로, 이 중 잘못 판단한 투구는 14.4개였다. 볼 판정 정확성은 91.3%로 8.7%의 불일치 판정이 나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정확성이 약 92.5%인 것과 비교해 다소 낮았다.

ABS의 도입으로 정확성을 95~96%까지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KBO측은 “ABS존은 100%의 일관성을 제공할 수 있다. 양 팀에 공정한 판정이 실시 가능하다”라고 자신했다. 기상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라이크 존의 높낮이는 선수 별 신장을 기준으로 삼았다. 상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56.35%를 적용했고 하단은 27.64%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대로 서서 타격하는 타자들도 있지만 개인의 타격폼에 따라 다리를 벌리거나 무릎을 굽혀 기존 신장과 다르게 타석에 서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같은 변수에 대해서는 “엄청 특이한 타격폼이 아닌 이상 비슷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도 이런점을 고려해 타격 자세별로 적용했더니 오히려 더 많은 오류가 발생했다고 한다. 악용할 여지가 있어서 신장 비율을 통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 중 신는 스파이크는 신장 데이터에서 제외된다. KBO측은 “최대한 공정하고 일관된 존을 운영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측정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되 스파이크를 추가한 데이터도 활용해서 신장 데이터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김하진 기자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 크기 43.18㎝에다 좌우 2㎝씩 확대 적용한 47.18㎝가 된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현장에서는 ‘커브를 던지는 투수가 유리하다’라는 말이 나왔지만 “구종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불일치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답했다.

ABS 판정 결과는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각 구단 1개씩 태블릿PC가 제공된다. 평균 최대 5초의 딜레이가 발생하지만 각 타자별 스트라이크 존 설정 기준 통과 여부가 확인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오류가 발생할 시에는 각 구장에 배치된 ABS 운영 요원이 심판에게 전달한다. 시스템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복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판이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예정이다.

KBO는 “ABS 스트라이크 존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지상파 방송 구매권자와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투수가 제한 시간 내에 투구를 해야하는 피치클락은 전반기 시범 운영을 거친 뒤 후반기에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자가 없을 시 18초, 있을 경우엔 23초 이내에 투구 동작에 들어가야 한다. 타석 간 시간제한은 30초다. 마운드 방문 시간은 30초, 투수 교체 시간은 2분20초, 이닝 교대 시간은 2분으로 제한된다.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김하진 기자



KBO는 “시범 운영 하는 동안은 구두 경고만 한다. 선수가 인지하는 데에만 목적을 두고 제재나 적발하기 보다는 원활한 흐름 유지에 주안점을 둔다”고 했다.

투수와 포수가 전자 장비를 통해 사인을 주고받는 ‘피치컴’ 도입도 고려 중이다. KBO측은 “지난해 말부터 구단들과 논의를 해서 리그에서 사용하기로 했는데 장비 업체가 미국 업체다보니 전파 인증이라는 절차를 거쳐야한다. 통과가 된다면 국내에서 가능하면 빨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KBO는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투수 세 타자 규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1~3루 베이스는 기존 15인치(38.1㎝)에서 18인치(45.72㎝)로 확대된다.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선수가 내야에 위치해야하며 2명의 내야수가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의 측면에 자리해야한다.

투수는 등판 시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 종료까지 투구해야한다. 이는 퓨처스리그만 적용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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