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테슬라가 "올해 적자 날수도"…암울한 전망 나왔다
테슬라의 주가가 연초 이후 줄곧 곤두박질치면서 미국 증시 시가총액 10대 기업에서 밀려났다. 지난해 4분기 실망스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실적도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으로 전망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적자를 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테슬라 美 시총 10위권서 밀려
6일(현지시간) 테슬라는 2.32% 하락한 176.54달러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가 이날 0.58% 상승하는 동안 주요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이날 모건스탠리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345달러에서 320달러로 하향했다는 소식이 일려진 영향이다. 그나마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후하게 쳐줬던 모건스탠리마저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자 투자 심리가 냉랭해졌다. 앞서 JP모건은 지난 1월 테슬라 목표가를 130달러로, 골드만삭스는 220달러로 낮췄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날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약 5622억4000만달러)은 비자(약 5760억2000만 달러)에 밀려 미국 증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달 들어서만 테슬라 시가총액은 807억달러(약 107조4924억원) 넘게 증발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손실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자동차 업체간 할인 경쟁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연간 영업이익률 예상치는 기존 5.9%에서 3.7%로 하향했고, 주당순이익(EPS)도 기존 1.54달러에서 0.99달러로 35.7% 낮췄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출고 대수는 전년대비 10% 늘어난 200만대 선에서 그칠 것"이라며 "자동차 사업 부문에서 순영업이익(EBIT) 기준으로 적자를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테슬라의 올해 실적 전망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미국 증시정보업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테슬라의 1분기 EPS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은 작년 9월 0.99달러에서 12월 0.82달러, 이달 0.66달러까지 하향됐다. 연간 기준 EPS 컨센서스도 작년 9월말 4.85달러에서 최근 3.15달러로 내려갔다.
○중국선 출혈 경쟁, 공급도 불안정
월가에서는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테슬라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상하이공장 출하량은 6만365대로 2022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YD(비야디) 등 중국 현지 업체와의 가격 인하 전쟁도 부담이다. 테슬라는 지난 5일 중국에서 판매 중인 모델3·모델Y 일부 차종에 대해 이달 말까지 3만4600위안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BYD는 다음날인 6일 보급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중국 판매가격을 5%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당분간 저가형 신차 발표 계획이 없다는 점도 월가가 목표주가를 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테슬라의 최신 모델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사이버트럭이다.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저가형 신차를 출시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기존 모델의 가격 인하로 대응 중이다.
지난 5일 테슬라 독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일시 중단된 것도 실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벤 칼로 베어드이쿼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생산 중단으로 1분기 테슬라 실적을 전망하기가 더욱 복잡해졌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비해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데이트트렉 리서치는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시장의 수요에 맞는 신기술을 내놓으려면 100억~150억달러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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