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사과 가격 강세 불가피…수입 일부러 늦추지 않아"

이지은 2024. 3. 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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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농출산물 물가 관련 기자간담회' 긴급 열어
"조생종 7월말 나와…비정형과 지속 공급 조절할 것"
"검역 협상 평균 8.1년…바로 수입해 효과 낼 수 없어"
"기후변화 심각…6대 과일 장단기 대책 마련" 예고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치솟은 사과·배에 대해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입의 길을 트는 일도 평균 8년여의 시간이 걸려 현재로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농축산물 물가와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 장관은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축산물 물가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빠르게 완화하기 위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과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1월 장관 취임 이래 처음 마련됐다. 지난달 과일값 40% 넘게 폭등하며 전체 물가를 3%대까지 끌어올리는 등 농산물 물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긴급 공지를 통해 예정에 없던 간담회 개최 소식을 전했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이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인 41.2% 뛰어오른 영향으로 20.9%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수급 문제가 이어진 사과와 배는 각각 71.0%, 61.1% 올라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제철과일인 귤의 경우 출하량 감소와 대체수요 증가가 맞물려 78.1% 급등했다.

송 장관은 “지난해 기상재해로 사과·배 생산이 전년대비 30%가량 감소하면서 다른 과일과 농산물 물가 상승 주도했다”며 “2월에는 비가 자주 오고 일조량도 평년과 비교해 40% 이상 감소해 시설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채소 중 과일을 대체하는 딸기, 토마토, 참외 등은 이달부터 기온 상승, 일조량 증가 등 기상 여건이 개선돼 출하지역이 확대되면 사과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오렌지 등이 할당 관세로 들어왔고 여기에 두리안과 만다린까지 더해 다양한 수요를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1년 주기로 출하되는 과일의 경우 ‘생산량 급감’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가을이 돼야 햇과일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산 과일 소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사과는 향후 반년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 장관은 “조생종은 양은 많지 않지만 7월 말 생산된다”며 “그때까진 비정형과라도 지속 공급하도록 물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배 가격이 잡히지 않자 수입에 대한 요구도 잇따르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검역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을 요청한 나라는 11개국으로, 그중 일본과 검역 협상 절차가 가장 많이 진행됐다. 그러나 그마저도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수입 위험 분석을 하다 중단된 상태다.

송 장관은 “검역 협상은 평균 8년 1개월이 걸리는데 가장 빠른 속도로 협상한 중국산 체리도 3년 7개월이 걸렸다”며 “올해 사과 가격이 높다고 해서 바로 수입해 올해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역협상은 전문가의 영역이고 전세계 공통의 절차”라며 “뉴질랜드로 우리 감귤을 수출하는 데 27년이 걸렸고, 일본과 미국이 진행한 협상도 20년 넘게 걸렸다. 우리가 일부러 늦추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농축산물 물가와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농식품부는 기존 수급상황실을 비상수급안정대책반으로 개편하고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일일 점검하기로 했다. 납품단가 지원과 할인지원에 총 234억원을 투입하고 비정형과, 수입과일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온라인 유통과 생육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달 중으로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송 장관은 “ 기후변화가 심각해 재배 적지가 계속 이동하고 있고 병해충도 예상치 못한 게 생긴다”며 “냉재해성 품종을 발굴하고 다축형 재배를 보급하는 한편, 6대 과일에 대해서는 장단기대책을 나눠 세세히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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