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억압은 미국 스스로에 해 끼친다"... '미중 상생' 호소하는 중국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 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미국을 향해 "중국 억압에만 몰두하면 결국 스스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언급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의 대(對)중국 적대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당초 이번 기자회견에는 최근 차기 중국 외교부장 물망에 오른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냉전 비추구 약속 안 지켜지고 있다"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 해소가 중요"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 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미국을 향해 "중국 억압에만 몰두하면 결국 스스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외견상 강도 높은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미중 갈등 수위를 조금이라도 낮춰 경제적 난국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중국의 절박한 심경이 드러났다는 게 중론이다.
왕 부장은 7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잘못된 인식이 지속되고 있다"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억압하려는 미국의 수단이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제재 목록이 확장되고 있다"며 "중국에 죄를 덮어씌우려는 행동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투자 급감 의식한 듯 "미중 손잡자" 유화 제스처
이 같은 언급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의 대(對)중국 적대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냉전을 반대하고 △중국 체제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을 동원한 반중(反中)을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도, 미국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왕 부장은 이날 "미국이 직면한 도전은 중국이 아닌 미국 자체에 있다"며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 리스크가 길어지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 주석이 제시한 상호 존중, 상생 협력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양국이 손을 잡으면 세계에 좋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미 메시지는 지난해 전인대 기자회견 때보다 다소 유화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의 대중 정책이 이성적 궤도를 완전히 벗어났다", "미국이 말하는 경쟁은 사실은 탄압이자 억제" 등의 강경 발언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이와 달리, 왕 부장은 최근 대중 외국인 투자 급감을 고려, 지정학적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표현을 자제했다는 얘기다.
"누구든 한반도 평화 깨면 막대한 대가 치를 것"
이날 회견에선 북한 핵 문제도 언급됐다. 왕 부장은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해 "근본적 해법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고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의 군사적 위협이 한반도 긴장의 이유라는 북한 측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누구든 지역의 평화를 깨면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압박을 중단하고 서로 번갈아가며 긴장을 높이는 대결의 나선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대만 독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재차 피력했다. 올해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독립주의 성향 라이칭더를 겨냥한 듯, 왕 부장은 "대만 선거는 중국의 한 지방선거일 뿐"이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조금도 바꿀 수 없다"고 강변했다.
당초 이번 기자회견에는 최근 차기 중국 외교부장 물망에 오른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왕 부장이 지난해 7월 돌연 해임된 친강 전 부장의 '대타' 격으로 여겨진 만큼, 이번 양회에서 새 외교부장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신임 외교부장 임명 시기와 관련해선 '양회 폐막(11일) 이전' 또는 '양회 이후'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비례대표 조국혁신당 찍겠다" 15%...국회 의석 10석 이상도 가능[총선 여론조사] | 한국일보
- '오전엔 변기 뚫고, 점심 땐 초밥 배달'···제약 영업사원이 당한 의사 갑질 | 한국일보
- 김신영, 이틀 연속 라디오 불참…'전국노래자랑' 마지막 녹화 가능할까 | 한국일보
- '풀소유 논란' 혜민스님, 3년 만에 방송 복귀… "승려로서 기대에 부응 못해 참회" | 한국일보
- 차예련 "결혼 생각 없던 주상욱, 이별 고하고 잠수 탔다" ('편스토랑') | 한국일보
- [단독] 고인물 회원 '텃세'가 법정 다툼으로... 올림픽수영장서 무슨 일이 | 한국일보
- 홍진호, 10세 연하 비연예인과 17일 결혼…사회는 황제성 | 한국일보
- 삼성 직원도, 고2 아빠도 "의사 도전!"... 의대 야간반 열띤 설명회 | 한국일보
- '비명횡사' 윤영찬 김한정 강병원 박광온 무더기 컷오프...박용진은 최종 결선 | 한국일보
- 두 번째 '파경설' 서인영, SNS서 의미심장한 문구 게시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