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생전 인터뷰서 “날 죽인다고 해도…다른 이들이 대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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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감옥에서 급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숨지기 전 "그들이(러시아 정부가) 나를 죽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밝힌 인터뷰가 공개됐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 LCI 방송은 2020년 12월 17일 나발니가 독일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자크 메르 당시 유럽평의회 의원과 인터뷰한 내용을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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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노비촉 독극물 중독 사건 이후 진행
“내 역할 대신할 준비된 다른 사람들 있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러시아 시베리아 감옥에서 급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숨지기 전 “그들이(러시아 정부가) 나를 죽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밝힌 인터뷰가 공개됐다.
당시는 나발니가 2020년 8월 모스크바행 항공기 안에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돼 쓰러진 뒤 치료를 받던 때였다. 그가 러시아로 다시 돌아가 체포되기 한 달여 전이기도 하다.
영상은 유럽평의회의 동의에 따라 공개됐다고 리베라시옹은 설명했다.
26분 남짓한 영상에서 나발니는 2020년 독극물에 노출됐던 상황과 생명에 위협을 느꼈던 순간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영어로 말했다.
나발니는 “매년 감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내 팀은 나 없이도 활동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향후 반정부 운동에 대해서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그들이 나를 죽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내 역할을 대신할 준비가 된 다른 사람들이 있다. 모든 권력이 한 사람의 손에만 쥐어진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수백만 명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는 내가 대표하거나 대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가 자신과 절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국은 자신을 너무 “급진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한 달여 뒤 본국에서 체포된 나발니였지만 그는 러시아 당국이 자신이 국외에 체류하며 “또 한 명의 이민자”가 되길 원한다며 귀국 의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나발니는 “러시아인 최소 절반은 러시아가 다른 일반적인 유럽 국가처럼 되기를 원하고 있다.”라며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생각과 정치적 움직임을 탄압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인터뷰를 진행한 메르 의원은 나발니에 대해 ‘매우 결연한 전사’이자 ‘화강암 덩어리’를 본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나발니는 인터뷰 한 달여 뒤인 2021년 1월 러시아로 돌아갔지만 공항에서 체포돼 사기, 법정모욕 등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 선고받았다. 나발니에 대해서는 지난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19년이 추가로 선고돼 형기가 총 30여년으로 늘어난 바 있다.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그는 지난달 16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급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자연사’라고 밝혔지만 유족들은 그가 살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배우자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남편은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며 계속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는 17일 진행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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