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 의대증원, 무책임 진료거부…재활·투석 장애인은 속 탄다

고나린 기자 2024. 3. 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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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7일 한겨레에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와 의사의 강대강 대치까지 이어지는 건 장애인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주석 전장연 정책국장은 "의료요구가 어디서 미충족되고 있는지, 공공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어떻게 마련할지 등에 대한 방안도 없이 의대 정원 증원 방안을 내놓은 정부도, 환자의 목숨을 가지고 강대강 구도를 형성한 의사 집단도 명백한 잘못이 있다"며 "의료 서비스가 늘 필요한 신장 장애인들은 어디서 투석을 받고,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장애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대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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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최로 열린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 반대 및 환자 중심 의료인력기획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더 걱정될 수밖에 없죠. 저는 장애뿐만 아니라 당뇨랑 당뇨 합병증이 있어서 서울대병원을 다니고 있는데, 의료공백이 길어지면 제때 치료를 못 받는 일이 생길까 봐 불안합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7일 한겨레에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와 의사의 강대강 대치까지 이어지는 건 장애인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 반대 및 정부의 환자 중심 의료인력기획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공백 상태를 장기화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를 나란히 비판했다.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가 한층 절박한 장애 당사자로서 느끼는 불안을 토로하며, 정책적 대안을 요구한 것이다.

박주석 전장연 정책국장은 “의료요구가 어디서 미충족되고 있는지, 공공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어떻게 마련할지 등에 대한 방안도 없이 의대 정원 증원 방안을 내놓은 정부도, 환자의 목숨을 가지고 강대강 구도를 형성한 의사 집단도 명백한 잘못이 있다”며 “의료 서비스가 늘 필요한 신장 장애인들은 어디서 투석을 받고,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장애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대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인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부끄럽지만 의료계 내부에 있는 소수 인원으로서 발언을 하러 나왔다”며 “의사들은 한국의 의료 접근성이 세계 최고라며 의사를 안 늘려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의료 행위가 행해지고 있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무한 경쟁과 이윤 추구에 골몰하며 의료공백 사각지대만 양성하고 있는 민간 의료 체계, 그곳에 종속된 의사들, 이 모순을 확대 재생산하는 정권이 지속하는한 이런 의정 갈등은 반복될 것”이라고 짚었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에 불안감을 느끼는 장애인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커지고 있다. 충청북도장애인단체연합회는 지난 5일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만성질환 유병률이 1.7배 차이가 나고 암 검진 수검률은 비장애인보다 10%p 격차가 벌어지는 등 건강상태가 심각하다. 의사단체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환자에 대한 의무를 다하길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도 지난달 23일 성명을 내어 “장애인들은 평소에도 이동이 어려워 병원에 가기조차 힘든데 이번 의료 공백 사태로 더욱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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