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푸틴 우주 핵무기, ‘겁주기’ 위한 것···실제 사용 가능성 낮아”
최근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는 서방을 겁주기 위한 것으로 실제 사용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는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우방국들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언론들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안에 지구 궤도의 위성을 겨냥한 핵무기를 우주에 배치할 수 있으며 러시아가 대위성 공격 무기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 같은 우려를 동맹국들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이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개발 및 배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여러 차례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NYT에 “(러시아 우주 핵무기의) 목적은 1980년대 ‘스타워즈’와 비슷하다”면서 “상대편을 겁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워즈’ 계획은 냉전 시기인 1983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발표한 전략방위구상으로, 소련의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레이저로 요격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데다 과도한 예산 지출과 군비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S)이 2010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 비행사가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우선 2~3시간 동안 메스꺼움과 구토를 경험하게 되며, 이후 방사능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90%에 이른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미국 우주인 3명, 러시아 우주인 3명, 기타 외국 우주인 1명 등 7명이 상주한다. 우주 핵무기가 터지면 미국 우주인뿐 아니라 러시아 우주인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핵심 교역국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인공위성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중국이 2022년 11월 건설을 마친 우주정거장 톈궁에는 현재 3명의 우주인이 생활하고 있다.
628개에 이르는 위성으로 구성된 중국의 위성 감시 능력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우주 핵무기가 폭발하면 중국의 감시 위성이 고장나 미 태평양 함대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핵무기 전문가인 스티븐 영거 미 샌디아국립연구소 전 소장은 NYT에 “푸틴의 우주 핵무기는 진지한 전쟁 계획이라기보다는 허풍에 가깝다”면서 “푸틴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도 “핵무기는 기본 전제가 자국과 타국에 모두 부수적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 사용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단독] 법률전문가들, ‘윤 대통령 의혹 불기소’ 유엔에 긴급개입 요청
- ‘채식주의자’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한강 노벨상, 문학계가 공정한 시대로 나아간다는 희망
- 코미디언 김병만 전처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 [트럼프 2기와 한국 산업]“군사력 재건” 천명한 트럼프…한국 방산 앞 놓인 ‘아메리칸 파이’
- [속보]국내 첫 백일해 사망자 발생…생후 2개월 미만 영아
- [영상]“유성 아니다”…스타링크 위성 추정 물체 추락에 ‘웅성웅성’
- 이준석 “윤 대통령 국정운영 ‘0점’···뭐든 할 수 있다는 착각에 정치 다 망가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