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에 쏠린 눈… 자사주 절반 소각 카드에도 시장 미지근
박회장 경영권 방어수단 가능성"
조카 박씨, 여전히 날 세운 입장
증권가 "기업가치 개선에 긍정적"
'조카의 난'에 궁지가 몰린 금호석유화학이 '보유 자사주 50% 소각'이라는 강도 높은 주주환원책을 꺼내들었지만 이날 주가는 소폭 오르는 데 그치며 투자자 마음을 크게 흔들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씨 측은 자사주 절반만 소각하는 것은 여전히 경영권 방어에 사용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며, 여전히 날 세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날보다 14만5600원에 거래를 마쳐 전일보다 0.83%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2%대 상승폭을 보이며 전날 '3년간 보유 자사주 50% 소각' 발표에 힘을 받는 듯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효과가 반감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주환원책은 소액주주의 표심을 어느정도 확보하면서도 미래 재원 확보 또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를 일부 남겨놓겠다는 복안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는 6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금호석화가 실적 부진 등으로 이번 주총에서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석화도 내부적으로는 이번 주총이 아닌 하반기에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려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변 압박이 거세지자 '절반 소각'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박 회장 측 우호지분율은 15.89%, 박씨 측이 10.87%의 세력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보유 자사주를 절반 소각할 경우, 남은 9% 중 급할 때 3%를 남겨둔다 하더라도 21~22%의 우호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조카인 박씨 측은 "2년 내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을 주장하며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주주제안하기로 했다. 박씨 측에 따르면 금호석화의 자사주 비중은 발행 주식의 18.4% 수준이다. 금호석화는 미래 재원 확보에 대비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박씨 측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며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자문사를 비롯해 국민연금 등은 자사주 소각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정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보유 자사주 소각이 여러 안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며, 실제 다수 기업들이 주총을 앞두고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박씨 측은 이번 금호석화가 내놓은 주주환원책에 여전히 날 세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씨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회사의 이번 결정은 과거에 비해 전향적이지만, 그 실질은 주주제안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50%의 자사주를 남겨두는 결정으로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총서 어떤 결과가 나오던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예정인 만큼 주가는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총 결과에 따라 최소 보유자사주 50%인 9.2%를 3년간, 혹은 100%를 2년간 소각하게 돼 기업가치 개선에 매우 긍정적인 이슈로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19만4000원으로 종전보다 3.2% 높였다.
한편 금호석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50%에 해당하는 보통주 262만4417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분할 소각하기로 했다. 또 별도 당기순이익의 16.5%에 해당하는 500억원 규모의 소각 목적 자사주를 6개월 간 취득하기로 했으며, 작년 사업연도 배당으로는 보통주 1주당 2900원(우선주 2950원)을 결정했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25.2% 수준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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