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업계 IPO 러시…몸값 제대로 인정받을까
메가존·베스핀·디딤365도 '조율 중'…글로벌 성장·AI MSP 실탄 마련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잇달아 증시 문을 두드린다.
지난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이노그리드에 이어 메타넷티플랫폼, 클루커스 등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지난해 IPO 도전을 공식화한 베스핀글로벌과 올 상반기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인 메가존클라우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디딤365까지 채비 중이다.
이들은 클라우드 플랫폼(CSP)을 가져다 기업·기관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클라우드관리서비스 사업자(MSP)다. CSP와 함께 클라우드 생태계를 이끄는 핵심 사업자로 꼽힌다. 이들의 증시 입성에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초 한국IDC가 발표한' 국내 매니지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SP 시장은 전년 대비 19.6% 성장해 1조1억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4.4% 성장해 2027년에는 1조 6407억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까지 장부 지표상 제대로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노그리드·메타넷티플랫폼·클루커스 "올해·내년 증권시장 상장 완료할 것"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 사업과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공공 퍼블릭 서비스존·운영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노그리드에 이어 메타넷그룹에서 MSP 사업을 담당하는 메타넷티플랫폼도 IPO에 도전한다. 메타넷티플랫폼은 지난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로부터 약 1억달러(약 112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메타넷티플랫폼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코스닥 상장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지난 2022년 상장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두터운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클루커스도 내년에서 내후년 사이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클루커스는 'MS 올해의 파트너상'을 2021, 2022년 연속 수상하며 그 기술력을 증명했다. 최근엔 구글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와 일본 게임 퍼블리셔 지오피(G.O.P)의 10개 게임, 1개 온라인 포털 운영 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했다.
클루커스 관계자는 "올해 흑자 전환 후 주관사를 선정하고, 이르면 내년쯤 IPO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가존·베스핀·디딤365 "IPO 일정 조율 중"
현재 IPO 일정을 조율 중인 MSP회사로는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디딤365가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대어급 메가존클라우드다. 이 회사는 2022년 약 1조 4000억원 매출을 달성, 국내 MSP업계 최초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메가존클라우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주관사 선정 이후 주관사와 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절차상 1, 2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증권 시장 상장에 도전한다며 IPO를 공식화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확장을 위한 실탄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IPO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이 관건
관건은 수익성 개선이다.
'상장 도전'을 공식화한 회사 가운데 메타넷티플랫폼, 디딤365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 MSP 사업자들은 아직 적자다. 이노그리드는 2021년을 제외하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규모가 큰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의 2022년 영업손실 규모는 346억원, 22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시장인 만큼 벌어들이는 것 이상으로 인력·시설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익 구조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MSP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로부터 받는 수수료에 의존한다. 최종 고객이 사용한 클라우드 요금 중 소개 수수료(마진)을 제외한 금액을 CSP에게 우선 지불하고, 이후에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요금을 받는다. 마진율은 통상 5~7% 정도 수준에 그친다. 심지어 고객이 해당 요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MSP에게 돌아간다. MSP 시장내 과열 경쟁치 촉발되면서 이처럼 불리한 수익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성장성을 근거로 상장 기회를 주는 기술특례 제도를 이용한다고 해도, 수익성 개선 방안이 입증되기도 전에 제 가치를 받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성장성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이나, 국내 시장 상황이 기업들의 성장 목표를 뒷받침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란 판단"이라며 "게다가 지난해 AI가 화두가 되면서 클라우드에 대한 시장 주목도도 옮겨간 상태"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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