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AI 시대 ‘패스트 팔로어’는 설 자리가 없다

변지희 기자 2024. 3. 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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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픈AI가 '소라(Sora)' 서비스를 공개하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AI 열풍은 전 세계 증시 판을 뒤흔들고 있다.

코스피 전체에서 시가총액 비율이 20%에 달하는 삼성전자마저 AI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AI 시대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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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픈AI가 ‘소라(Sora)’ 서비스를 공개하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소라를 접하고 ‘gg humans(인류는 끝났다)’라고 표현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한두마디로 입력하면 수초 만에 최대 1분 길이의 고화질 동영상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소라는 빛의 변화와 움직임은 물론이고 촬영 기법까지 이해하는 등 정교한 동영상을 제작, 인공지능(AI)이 창작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라가 공개된 다음 날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주가는 하루 만에 7.41%, 그 다음 한 주 동안 12% 폭락했다. AI 시장에서 기술 선점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AI 열풍은 전 세계 증시 판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글로벌 증시 랠리에 불을 붙였다. 엔비디아의 협력사인 TSMC 등 대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며 대만 주식 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증시는 잠잠하다. 코스피 전체에서 시가총액 비율이 20%에 달하는 삼성전자마저 AI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AI와 관련해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빅테크라고 불릴 만한 기업들 역시 AI와 관련해선 결과물이 시원찮다. 카카오가 개발 중인 생성형 AI ‘코GPT2.0′은 출시 일정이 작년 상반기에서 올해로 미뤄졌다. 출시 시기가 늦어지면서 시작도 전에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하이버클로바X’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SK텔레콤, KT, LG 등 여러 대기업이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소라 만큼 전 세계를 뒤흔들 서비스는 지금까진 눈에 띄지 않는다.

AI 시대에 혁신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오픈AI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엔비디아 그리고 스타트업들까지 모두 미국 기업들이다. 문제는 AI 시대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조업이 강세였던 시대엔 한국이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남보다 앞서 나가지 못하면 즉시 도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 생성형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변화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많은 정보가 쏟아져나오고 있어 해외 업체들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AI 시대에 올라타는 것은 한국이 저성장이라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이자 열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들이 혁신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갖는 것이고, 정부는 기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게 전방위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정부가 인재 육성, 규제 완화를 외칠 때 우리에게도 추격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다.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도 정부도 더는 뒤쳐지지 않기를 바란다.

[변지희 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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