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동료 주무관님의 명복을 빕니다"…‘악성 민원’ 시달리다 숨진 공무원 추모 행렬 이어져

김지호 2024. 3. 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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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동료 주무관님의 명복을 빕니다."

본관 옆에는 최근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공무원 A(39)씨의 추모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이어 그는 "악성 민원으로 고충을 겪는 공무원은 과거부터 계속 있었다"며 "다음은 어떤 지역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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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청 본관 추모공간 조성
김포시 “차주 법정 대응할 것”
“소중한 동료 주무관님의 명복을 빕니다.”
김포시는 고인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시청 본관 앞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오는 8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7일 오전 9시 경기 김포시청 본관 앞 전광판에 게시된 문구다. 본관 옆에는 최근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공무원 A(39)씨의 추모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다른 지역 공무원이나 경찰관이 보낸 근조 화환도 보였다. 화환에는 “민원 없는 평안한 곳에서 쉬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 “악성 민원 뿌리 뽑자” 등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추모공간에 들어서자 검은색 옷차림을 한 동료 공무원들이 보였다. 상의 왼쪽 가슴에는 애도를 표하는 검정 리본을 달고 있었다. 그들은 방명록을 작성하고 국화꽃 한 송이를 단상에 올려두며 A씨의 명복을 빌었다. 조의를 마친 동료 공무원들은 애통한 표정을 짓거나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포시가 청사 본관 앞에 마련한 공무원 A(39)씨의 추모공간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포트홀(도로 파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상에 신상까지 공개됐다. 이날 추모공간에서 만난 공무원 B씨는 “(민원을 대응하는 자리는) 한 번씩은 부서별로 거쳐 가는 자리이므로 민원으로 인한 고충은 모든 공무원이 겪는 일이다”며 “민원 전화를 많이 받는 타부서 분들도 이와 비슷한 고충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악성 민원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공무원 C씨는 “온라인상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게시된 적이 처음은 아니다”면서 “구체적으로는 신상과 함께 ‘몇 시에 전화를 걸면 받는지’를 적은 온라인 게시물도 본적 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추모를 위해 김포시청을 찾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원 D씨는 “다른 지역도 공무원 처우가 다를 것 없다”며 “비슷한 사례가 과거부터 있었지만 공론화되지 않은 것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이 발달함에 따라 악성 민원도 변화했다”면서 “예전에는 한 명이 여러 차례 민원 전화를 했다면 지금은 다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민원 전화를 건다”고 부연했다.
김포시가 청사 본관 앞에 마련한 공무원 A(39)씨의 추모공간. 분향소는 오는 8일까지 운영된다. 
김포시 관계자도 포털 사이트 카페에 대해 지적했다. 이화미 김포시 홍보담당관은 “특정 카페에서 이번 일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털 사이트 측도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포시는 처음 신상이 공개된 온라인 카페의 포털 사이트 측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현재 김포시는 온라인 카페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시는 자문 변호사와 함께 고발장에 적시할 구체적인 혐의를 검토 중에 있다. 이에 관해 이 담당관은 “이번 주는 애도에만 집중할 계획이고 차주 신상을 공개하거나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담당관은 공무원을 보호해줄 제도적 개편을 촉구했다. 이 담당관은 “공무원을 보호해줄 수 있는 법도, 공무원 편에 서줄 사람도 없다”며 “물론 죄가 있다면 다수나 개인이 처벌을 받아야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악성 민원으로 고충을 겪는 공무원은 과거부터 계속 있었다”며 “다음은 어떤 지역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포=글·사진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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