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통극에 부는 여풍…유리 천장 뚫고 '노가쿠' 무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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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지배하던 일본 전통극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AFP통신은 7일, 일본의 가장 오래된 전통 예술 중 하나이자, 남성 배우들이 대다수인 가면극 '노가쿠(能楽)'에 도전한 여성 배우 가시와자키 마유코(柏崎真由子·43)를 집중 조명했다.
한 세기쯤 전부터 남녀 모두에게 개방됐지만 노가쿠 공연자협회에 등록된 배우와 음악가 총 1039명 중 여성은 15%에 그친다.
노가쿠 무대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기까지, 일본 여성들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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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쿠 협회 중 여성 15%에 불과…여전히 무대 설 기회 "제한적"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남성들이 지배하던 일본 전통극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AFP통신은 7일, 일본의 가장 오래된 전통 예술 중 하나이자, 남성 배우들이 대다수인 가면극 '노가쿠(能楽)'에 도전한 여성 배우 가시와자키 마유코(柏崎真由子·43)를 집중 조명했다.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전 가면극 노는 8세기까지 그 유래를 거슬러 올라간다. 가무를 상징하는 노(能)와 극적인 연출을 상징하는 '교겐(狂言)'로 구성되며, 정교하게 겹겹이 쌓아 올린 의상을 입고 수제작된 가면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가시와자키는 노가쿠계에서 저명한 다섯 가문 중 한 곳인 '콘파루' 소속 배우다. 학생 시절 노를 만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는 그는 단순한 무대 연출과 서정적인 이야기에 매료됐다.
노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배우 자리를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여성의 존재는 매우 드물다. 한 세기쯤 전부터 남녀 모두에게 개방됐지만 노가쿠 공연자협회에 등록된 배우와 음악가 총 1039명 중 여성은 15%에 그친다.
노가쿠 무대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기까지, 일본 여성들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노는 무로마치 시대(1336~1573)에 현재의 형태로 발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성이 함께 연기할 수 있었지만 에도 시대(1603~1868)에 들어서는 억압적인 정부의 규칙에 따라 여성 배우 기용이 금지됐다. 19세기 후에는 여성에게도 노가쿠의 문이 재개방됐지만 1948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가시와자키는 여성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노를 찾는 관객의 연령대가 높은 데다, 남성의 예술 형식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여성이 노에서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 보고, 그 미래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자신도 스승의 만류를 꺾고 기어이 노가쿠의 길을 선택한 그는 최근 도쿄 국립노극장에서 작품 '도죠지'의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학을 수놓은 무거운 기모노 차림으로 부채를 휘두르며 고풍스러운 걸음걸이로 한 맺힌 여성의 혼이 깃든 뱀으로 분했다.
도죠지는 노 중에서도 주요 작품에 속한다. 가시와자키는 "도죠지는 노 배우들에게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출연할 기회를 얻으려면 정말 운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기회를 다른 여성들과 나눴다. "운이 좋게도 얻은 기회이니 다른 여성 노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합류하게 된 드럼 연주자 오야마 요코는 "코러스와 무대 위 연주자 중 여성이 이렇게나 많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노 공연단원 대부분이 젊은 층이라는 점도 이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관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40대 남성은 공연 후 "매우 흥미롭고 흥분된다. 이것이 일본 노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상을 전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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