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끝나고 대기업 중심 회복…10년째 ‘독과점 산업’ 39개

안태호 기자 2024. 3. 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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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우리나라 제조업 시장이 대기업 중심의 회복세를 보인 탓에 시장 집중도(지배적 시장점유 사업자 확대)가 강화되고 점유율 상위 기업으로의 매출액 쏠림이 고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넘게 선두 사업자의 순위가 유지돼 독과점 구조가 굳어진 제조업 분야로는 자동차·휴대폰·맥주 등 39개 분야가 꼽혔다.

10년(2011∼2021년)째 상위 기업의 구성과 순위가 유지돼 독과점 구조가 굳어진 산업은 39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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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광업·제조업 시장구조조사 발표
2021년 자산 5조 이상 기업 출하액 170조↑
삼성·현대차 등 5대 재벌 비중 30% 달해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우리나라 제조업 시장이 대기업 중심의 회복세를 보인 탓에 시장 집중도(지배적 시장점유 사업자 확대)가 강화되고 점유율 상위 기업으로의 매출액 쏠림이 고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넘게 선두 사업자의 순위가 유지돼 독과점 구조가 굳어진 제조업 분야로는 자동차·휴대폰·맥주 등 39개 분야가 꼽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6일 발표한 국내 480개 광업·제조업 분야(세세분류 기준)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보면, 광업·제조업 분야의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76곳(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2021년 총 출하액은 862조원을 기록해, 1년 전과 비교해 170조원 급증했다. 전체 출하액의 전년 대비 증가분(262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9%에 달했다. 시장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CR3(상위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 합계로, 출하액 가중평균)도 51.3%로 집계돼 2014년(51.9%)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소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는 정도가 강화됐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된 경기가 2021년에 회복하면서 규모가 큰 기업 중심으로 생산이 증가해 시장집중도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0년 0.7% 역성장한 뒤 다음 해 4.3%로 반등한 바 있다. 이때 제조업 부문에서 대기업 중심의 회복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최근 5년(2017∼2021년)간 독과점구조가 유지된 분야는 52개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때인 2016∼2020년(51개)에 견줘 1개 늘었다. 독과점 유지 산업은 5년 연속으로 1위 사업자 점유율(CR1)이 50% 이상이거나 1~3위 사업자 점유율(CR3)이 75% 이상인 산업을 가리킨다. 독과점 산업의 상위 사업자는 가격 인상이나 경쟁사업자와 담합할 유인이 높다. 독과점 산업은 시장경쟁이 약한 터라 연구개발(R&D) 투자 유인도 적다. 실제 52개 독과점 산업의 연구개발 비중(출하액 대비)은 1.1%로, 비독과점 산업(1.4%)보다 낮다.

10년(2011∼2021년)째 상위 기업의 구성과 순위가 유지돼 독과점 구조가 굳어진 산업은 39개다. 메모리용 반도체(99.3%·CR3 기준), 승용차(93.9%), 스마트폰(92.4%), 맥주(95.8%)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대규모 장치 산업인데,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어려워 소수 기업의 시장 장악이 두드러진 분야로, 소수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출하액 기준 5대 재벌기업집단의 시장 집중도도 여전했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출하액은 나머지 하위 기업집단(6~76곳) 출하액을 모두 더한 것보다 1.6배 높았다. 광업·제조업 전체 출하액에서 상위 5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도 30.2%에 달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특히 주류 분야에 대한 시장분석을 실시해 시장경쟁 촉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류산업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경쟁압력이 낮고 연구개발투자가 미흡한 대표 사례로 꼽힌 것이다. 맥주·소주 산업의 산업집중도는 95.8%와 81.7%로 높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은 0.1%를 하회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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