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MZ가 변신시킨 건기식…캐릭터 손 잡고 식감도 바꿨다

조유빈 기자 2024. 3.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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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콜라보 제품으로 흥미 유발
접근성 높인 ‘젤리형’ 제품도 대세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면역력이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건강기능성식품(건기식)에 대한 MZ세대의 관심과 수요도 증가했다. 여기에 '헬시플레저'나 '갓생' 키워드까지 맞물리면서 '어르신들의 영양제'로 여겨졌던 건기식의 소비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업계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를 선보이거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맛과 식감으로 제품을 변화시키면서 젊어지고 있다.

락토핏-망그러진곰의 콜라보 한정판 ⓒ종근당 제공

콜라보·굿즈가 매출 이끈다…2000% 상승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 4조8000억원 규모와 비교하면 27% 성장한 것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계는 고객층을 2030세대까지 넓히기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종근당은 소비자층 확대를 위해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콜라보)를 선택했다. 그 상대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망그러진곰'이다. 최근 종근당은 자사의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과 망그러진곰의 콜라보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특히 이 에디션에는 망그러진곰 모양의 손목 쿠션이 포함됐는데, 컴퓨터 등 사용이 잦은 2030세대의 손목 건강을 고려한 기획이라는 것이 종근당 측 설명이다.

이번 콜라보는 망그러진곰과의 세 번의 협업 중 마지막 에디션이다. 콜라보 제품은 지난해 6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출시돼, 직전 3개월 대비 판매액이 약 2000% 상승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캐릭터 피크닉 매트와 부적 등 굿즈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종근당은 MZ세대가 주로 찾는 채널인 올리브영을 통해 에코백이 포함된 스페셜 패키지도 선보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이너뷰티 브랜드인 바이탈뷰티의 한정 상품을 출시하면서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소환했다. 유튜브 구독자 60만 명 이상을 확보한 스타이기도 한 벨리곰과 '굿슬립가바 365'를 출시하고,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와 카카오톡 선물하기, 올리브영 등을 통해 한정 판매했다.

정관장이 출시한 찐생홍삼구미는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두 달 만에 1만 세트가 넘게 판매됐다. ⓒ정관장 제공

제형 바꿔 간식처럼…'할매니얼 트렌드'도 접목

기존의 섭취 방식도 바뀌고 있다. 젤리나 양갱 등 다양한 형태로 건기식을 변화시켜 '간식'처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게 만드는 추세다. 캡슐 등 정제된 영양제를 물과 함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짜 먹거나 떠먹는 섭취 방식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구미형'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포도맛이 나는 동그란 젤리 형태의 정관장 홍삼 제품인 '찐생홍삼구미'는 두 달 만에 1만 세트가 넘게 판매되는 기록을 썼다. '약은 쓰다'는 고정 관념과 홍삼 특유의 향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 홍삼에 익숙하지 않은 2030세대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판매량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30세대가 구매 비중의 40%를 차지하는 등 일반 홍삼 제품과 달리 젊은 층에게 특히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소비자 건강 니즈가 세분화되는 추세에 맞춰 다양한 소재와 제형의 신제품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일명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도 주목하고 있다. 약과를 시작으로 팥, 쑥, 흑임자 등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디저트에 MZ세대의 호응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정관장은 기존에 출시했던 홍삼 양갱 제품을 '레네세 홍삼 양갱 프리미엄'으로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20대의 홍삼 양갱 구매 비중은 전년 대비 50% 성장했고, 2017년에 비해서는 5배 이상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장년층을 주 고객층으로 삼은 건기식들에게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콜라보와 제형 변화를 통해 젊은 고객층을 잡으려는 추세"라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제품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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