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테크읽기]MWC24 무엇을 남겼나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4'가 전통적 주제였던 '통신'에 새로운 '인공지능(AI)' 이슈를 더하면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예전 MWC에서는 전문적인 통신 기술이 중심이 되면서, 다소 일반 관람객과는 거리가 먼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에는 생성형AI 이슈가 화제를 모으고, 5G 확산과 관련된 오픈랜, 네트워크 API, 위성통신 등 이슈가 더해지면서 볼거리와 함께 많은 시사점도 남겼다.
MWC23의 주제였던 '5G로 수익내기'는 MWC24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5G망 구축 비용을 줄이고 이동통신사 수익성을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다. 올해 MWC에서는 통신 인터페이스 표준을 통해 장비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오픈랜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픈랜을 통한 망장비 가격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네트워크 API 표준화가 확산, 기존 5G 서비스에 AI가 추가되면서 서비스 확장도 진행되고 있다. 또 미래 진화 측면에서 5.5G·6G에 대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위성통신과 성층권통신시스템(HAPS)을 통해 통신 음영 지역을 줄이고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생성형AI 열풍은 MWC24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AI폰인 삼성 갤럭시S24, SK텔레콤이 주도하는 글로벌 텔코LLM 얼라이언스,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의 이통사 협력, 메타의 생성형AI 기술, 퀄컴과 미디어텍 온디바이스AI 칩셋 등 다양한 기술의 전시도 이어졌다. SKT는 텔코LLM을 통해 관련 기술의 해외 진출에 노력하고, 타 산업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보다폰은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사용자 결제를 50% 늘렸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AI를 기반으로 한 통신 기술과 다양한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국가적으로는 한국과 유럽, 중국 중심의 기존 전시에서 올해 미국과 일본의 전시가 강해진 점도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삼성의 스마트폰, SKT의 텔코LLM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이 화제를 모았다. SKT의 사피온, KT의 리벨리온 등 AI칩셋 전시도 관심을 받았다. 유럽이통사는 꾸준히 이동통신 서비스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은 여러 회사들이 다양한 스마트폰 생태계를 보여줬지만 통신망 측면에서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미국의 견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과 중국간 디커플링으로 유럽 시장에서도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전시를 강화했다. 미국은 MS, 메타, 구글 등 생성형AI플랫폼 전시와 함께 통신망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인 오픈랜에서도 큰 성장을 보여줬다. 마비니어라는 대표 오픈랜 업체를 통해 여러 나라에 5G 오픈랜 장비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SW)와 클라우드 가상화를 통해 인텔, AMD 등 프로세서 업체, 레드햇과 윈드리버 등 운용체계(OS) 관련 업체, 델과 HP 등 서버업체 등 다양한 기업이 통신장비 관련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함께 오픈랜 시장에서 많은 투자를 해왔던 일본 NTT도코모(DoCoMo)와 라쿠텐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오픈랜을 통해 5G 기지국을 저가에 공급하고, 여기에 응용SW와 서비스를 더해서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라쿠텐 심포니는 필리핀, 영국, 우크라이나 등에 5G 장비를 공급한다고 발표했으며 NTT도코모는 현재 해외 5개 이통사와 5G 오픈랜 장비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DDI 스타링크 지원 스마트폰 상용화 계획과 NTT도코모의 HAPS 상용화와 같이 일본 전역에 이동통신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도 발표됐다.
MWC24 주제가 됐던 AI와 통신은 모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국가적인 전략적 투자를 필요로 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연구비 삭감 등 정부 투자 감소는 관련 생태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산학연 연구개발과 정부의 적절한 투자가 맞물려 2024년 우리나라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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