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야마모토, ‘그립 노출’ 고쳤지만 난타당해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두 번째 MLB(미 프로야구) 시범 경기에서 난타를 당했다. 처음 마운드에 올랐던 일주일 전의 위력적인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공교롭게도 “무슨 공을 던질지 읽힌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 무너졌다.
야마모토는 7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투수로 출전, 3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내주고 5실점했다. 삼진은 4개를 잡았다. 다저스는 12대9로 역전승하며 시범 경기 10승 3패를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선 2이닝을 무실점(1피안타 3탈삼진)으로 막았다. 일본 리그 출신인 그는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대 규모 계약(12년 3억2500만달러·약 4322억원)의 주인공답게 작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상대로 역투했다.
야마모토가 7일 만난 화이트삭스는 작년 정규 리그에서 61승 101패로 부진했고, 이번 시범 경기에서도 4승 9패로 하위권에 처져 있는 팀이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1회말 3점, 3회말 2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0.00에서 9.00(5이닝 5실점)으로 나빠졌다.
이 경기에 앞서 야마모토의 ‘투구 버릇’이 화제를 모았다. 다저스 선수 출신이면서 방송 해설자로 활동하는 릭 먼데이는 케이블 TV인 ‘스포츠넷LA’로 야마모토의 첫 등판을 중계하면서 “앞서 던진 공은 스플리터였다고 예상할 수 있었다. 왜냐고? 글러브에서 (그립이)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마모토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간 상태에서 글러브 속 오른손이 공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방송 카메라에 계속 잡혔다.
메이저리그는 전자기기를 이용해 투수가 무슨 공을 던지려는지 타자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2루 주자가 투수 뒤에서 사인 등을 읽고 타자에게 은밀하게 알려주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첫 등판 뒤 구단을 통해 ‘그립 노출’을 지적받은 야마모토는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뛸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즌에 들어가면 조정을 하겠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마모토는 2차전에선 글러브 속 그립을 숨기려 했다. 여전히 손이 보이는 경우가 있기는 했다. 공 58개(스트라이크 32개)를 던진 이날은 다른 문제점을 드러냈다. 삼진 4개의 결정구로 삼았던 스플리터는 날카로웠는데 커브의 제구에 애를 먹었다. 피안타 6개 중 4개가 내야 안타였고, 강습 타구에 맞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야마모토는 “볼이 많았고, 내용이 좋지 않았다. 몇 가지를 시험했는데 좋았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시범 경기에 한 차례가량 더 나선 뒤 20~21일 서울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벌이는 2024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 2연전 등판을 통해 빅리그 데뷔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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