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품절문제 악화돼…어린이 시럽 62.4% 재고 바닥 추정"

공급 부족 의약품 현황/사진= 건약

의약품 품절문제가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수급불안정의약품 도매재고 관리 의약품 중 절반가량이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집계됐다. 어린이 경구용 시럽제제는 62.4%가 물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약품 품절문제가 2년 넘게 반복되면서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서 공개된 수급불안정의약품의 도매재고 수준을 확인하면 지난 4일 기준 심평원 관리 품목 중 도매재고 수준이 공개된 품목이 총 2500개 품목이다. 이 중 재고수준이 바닥난 품목이 1322개(52.9%)으로 한달 전보다 37품목 늘었다. 또 또 도매재고 추정량이 5%이하인 수급불안정 의약품은 406품목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주로 복용하는 경구용 시럽제제의 도매재고는 165품목이 공개돼 있는데 그 중 103개 품목(62.4%)이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일 서울시약사회 발표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53개 성분 339개 품목이 품절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153개 품목 늘어난 수준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7품목의 의약품이 공급 지연·중단됐다. 이 중 공급이 부족한 하나제약의 엘카닌주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통증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치료제로 다른 유사제제인 살카토닌 주사제, 라록시펜 정 등의 제제가 있지만 엘카토닌 성분 약으로는 유일한 상황이다.

병원에서 보고된 품절약 중 고칼로리 수액에 사용되는 후루트만 주사는 지난해 12월1일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돼 약가가 500원에서 769원으로 상승된 의약품이다. 실제 품절에 따른 보고인지 파악은 되지 않지만 50%이상 약가가 상승한 약제의 공급 불안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게 건약 주장이다.

이 외에 대표적인 저가약이며 필수 약제인 와파린의 공급중단 보고도 있다. 와파린은 몸안에 불필요한 혈전 생성을 막고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는 필수적인 약이면서 용량에 따른 작용의 변화가 커 다른 회사 의약품으로 대체하기 힘든 의약품 중 하나다. 건약은 "이러한 약제가 병원 공급이 중단된다면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약국에서 코푸정, 코대원프르테 시럽 등 기침 감기약의 품절 문제가 수개월째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관리품목 중 절반이 넘는 90품목이 품절로 보고된 점은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의약품 공급체계를 대표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약은 앞으로 매주 식약처와 심평원에 보고되는 생산·수입·공급 중단보고 내용과 수급불안정의약품의 도매재고 현황, 병원 내에서 보고되는 공급·생산중단 의약품 리스트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