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급으로 대란 우려”… 혼란 가중하는 의대 학장 줄사퇴

윤준호 2024. 3. 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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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학장들이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잇달아 사퇴하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광대와 경상대에 이어 가톨릭대 의대 학장도 대학 본부의 의대 증원 신청에 반발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의대 학장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학 본부가 대규모 의대 증원을 신청한 데 따른 반발이다.

지난 5일 원광대에서도 대학의 의대 증원 신청에 반발한 의대 학장 등 교수 5명이 보직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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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에 이어 의대 학장 줄사퇴
서울의대 비대위 “대규모 유급으로 막아야”

의과대학 학장들이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잇달아 사퇴하고 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혼란이 심화하는 형국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광대와 경상대에 이어 가톨릭대 의대 학장도 대학 본부의 의대 증원 신청에 반발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의대 학장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학 본부가 대규모 의대 증원을 신청한 데 따른 반발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에도 의학 교육과 진료 현장을 지키던 교수들이 하나둘 행동을 취한 것은 ‘대학 본부와의 마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국 대부분 대학이 개강한 지난 4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앞 사물함에 가운이 걸려있다. 뉴스1
정연준 가톨릭대 의대 학장은 대학 본부의 ‘의대 증원 신청’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학장은 사퇴 전 배포한 입장문에서 “지난해 11월 대학 본부가 제시한 ‘100%(93명) 증원’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규모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난번과 같은 수로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증원 외에도 대학 본부와 소통이 되지 않아 다양한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갈등을 에둘러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경상대에서는 의대 학장 등 12명이 보직 사임했고, 보직이 없는 교수 2명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5일 원광대에서도 대학의 의대 증원 신청에 반발한 의대 학장 등 교수 5명이 보직 사임했다. 보직 사임은 교수가 행정 보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교수직을 그만두는 건 아니다.

전공의 이탈로 이미 곤란한 상황에서 의대 교수들마저 보직을 사임하면서 현장에 남아있는 의료진과 환자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등 현장에 남아있는 교수들은 이번 달 안에 사태가 종결돼야 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삼고 2기 체제를 가동했다. 방 위원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 총회를 열고 해결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정부와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 6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수들이 교수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대위 측은 당장 대규모 유급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 위원장은 단순 계산했을 때 ‘의대생의 대규모 유급으로 학제가 밀려 유급생과 증원된 신입생이 합쳐져 자칫 의대생 8000명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의대 학장으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도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도, 이달 중순 전에는 사태가 해결돼야 의대생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이사장은 “현재 각 의대에서 개강 연기와 휴강 등으로 학생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이달 중순이 지나면 이마저도 학칙에 따라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때는 학장들이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휴학을 받아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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