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D, 15년 만에 날아든 'LCD 카르텔' 청구서…英 손해배상청구 일부 배상 판결

김종성 2024. 3. 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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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담합과 관련해 영국 기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배상 판결을 받았다.

7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달 8일 영국의 컴퓨터 소매업체 그룹인 그랜빌테크놀로지(이하 그랜빌)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한 LCD 가격 담합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그랜빌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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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고등법원, 그랜빌社 손 들어줘…"LCD 담합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피해" 인정
LGD, 2008년 미국·2010년 EU서 LCD 담합 과징금 처분
LGD "배상 금액 확정은 아니야…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할 것"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담합과 관련해 영국 기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배상 판결을 받았다. 유럽에서 LCD 카르텔(가격담합)이 적발된 지 약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민간 기업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CD 생산라인. [사진=LG디스플레이]

7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달 8일 영국의 컴퓨터 소매업체 그룹인 그랜빌테크놀로지(이하 그랜빌)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한 LCD 가격 담합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그랜빌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LCD 패널 제조업체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LCD 가격을 인상한 사실을 인정했다. LG디스플레이 등 LCD 제조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TV 등에 들어가는 LCD 패널 가격을 4~14%까지 인상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가 이뤄졌고, 그랜빌 측이 시장에서 판매를 늘려 이익을 취하는 데 방해를 받아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담합 행위에 연루된 다른 LCD 제조업체들은 업체들은 그랜빌 측과 합의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끝까지 법정 다툼을 벌였다. 그랜빌 측이 주장하는 '가격 전가'에 의한 피해 규모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랜빌 측이 초기 구매한 LCD 패널의 상당수가 유럽경제지역(EEA) 밖에 있는 아시아 지역의 모니터 제조업체에 판매돼 조립됐기 때문에 유럽연합(EU)법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의 시작점이 유럽경제지역이 아니라는 것만으로 EU 경쟁법을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랜빌은 당초 LCD 담합에 따른 패널 가격 상승으로 6000만 파운드(약 1018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총손실 규모를 약 440만 파운드(약 75억원)로 추정했다. 추정치는 손해배상을 위한 하나의 기준선으로, 실제 LG디스플레이가 배상해야 하는 금액 규모는 추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그랜빌은 현재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재판은 약 15년 전인 지난 2010년 12월 EU 집행위원회가 LG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LCD 제조업체들이 LCD 패널 가격을 담합했다고 결정한 것에 기반한다. 당시 LG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LCD 제조업체들은 담합 사실을 인정했고, EC는 LG디스플레이에 과징금 2억1500만 유로(약 3117억원)를 부과한 바 있다.

특히 영국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영국에서 나온 세 번째 카르텔 손해배상 판결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LCD 패널 제조업체들의 담합 논란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EU·한국·일본의 공정거래 당국이 공동으로 LG디스플레이 등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국제 카르텔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2008년 미국 법무부가 자국 시장의 피해 상황을 평가해 LG디스플레이에 과징금 4억 달러(약 5345억원)를 부과했다. 이어 EU 집행위원회도 LCD 카르텔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2011년 뒤늦게 나서 LG디스플레이에 과징금 313억원을 부과했지만, 2014년 2월 서울고등법원이 납부 명령을 취소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에 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배상 금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실제 배상할 최종 금액은 440만 파운드 보다 현저히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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