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중동서 대량 해고 공식화…“이스라엘과 무관” 해명 안 통해

박병수 기자 2024. 3. 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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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쿠웨이트의 알샤야 그룹(AlShaya Group)은 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지난 여섯 달 동안 이어진 영업조건의 결과,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동료의 수를 줄여야 하는 슬프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대량 해고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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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이후 불매운동 시달려
노조 상대 소송 ‘악수’ 뒤 해명 ‘굴욕’
무슬림 많은 동남아서도 매출 하락
팔레스타인을 위한 시카고 청년해방(CYLP)이란 단체가 2023년 12월 31일 미국 시카고 스타벅스 앞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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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에 이스라엘-가자 전쟁의 불똥이 튀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쿠웨이트의 알샤야 그룹(AlShaya Group)은 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지난 여섯 달 동안 이어진 영업조건의 결과,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동료의 수를 줄여야 하는 슬프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대량 해고를 공식화했다. 성명은 “알샤야 그룹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25년 넘게 스타벅스의 공인된 파트너였으며 우리는 점포 1300곳에서 1만1천명의 동료 직원이 근무하는 사업체를 매우 자랑스럽게 일궈냈다”고 덧붙였다.

알샤야 그룹은 해고 직원이 몇 명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체 직원의 20%에 가까운 2천명이 감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일어난 가자 전쟁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불매운동에 시달렸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 노조 조직인 노동자연합(WU)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팔레스타인과 연대를”이란 글이 적힌 이미지 등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내용을 올리자, 노동자 연합의 ‘스타벅스 노동자연합’ 이름과 스타벅스 상표를 닮은 로고의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연합은 자신들이 테러와 폭력을 지지하는 것처럼 스타벅스가 호도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맞고소했다.

스타벅스는 논란이 커지며 불매운동에 휘말리자, 성명을 내어 “회사는 이스라엘 정부나 이스라엘군을 금전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며 “스타벅스는 지금까지 비정치 조직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이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후유증을 겪었다.

특히 무슬림이 많은 중동과 아시아 등에서 후유증이 컸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이 한 해 전보다 38% 줄어들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베르자야 푸드 베르하드의 창업자 빈센트 탄은 “말레이시아 스타벅스는 말레이시아 회사 소유의 말레이시아 회사”라며 “불매운동으로 이득을 얻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호소까지 했다.

이번에 스타벅스 직원의 대량 해고를 예고한 알샤하 그룹은 지난 1월 이집트에서 경제난 등 상황 악화를 이유로 스타벅스 점포 숫자를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알샤야 그룹은 자사의 스타벅스 지분을 미국의 사모펀드 회사에 넘기려는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고도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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