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지속 가능성'…김태호 PD의 우량주 '지구마불2' [종합]
1년 만 새 시즌으로 돌아온 '지구마불'
차별점은 TV 콘텐츠 매력 강화
김태호 PD가 밝힌 '지구마불'의 지속 가능성
'지구마불'이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1이 유튜브 콘텐츠로서의 노선을 타면서 신선함을 자랑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TV와 유튜브 시청자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제작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중점으로 둔 김태호 PD의 고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7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2')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태호 PD와 김훈범 PD를 비롯해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참석했다. '지구마불2'는 여행 크리에이터 3대장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김태호PD가 설계한 세계여행 부루마불 게임에 참여해 주사위에 운명을 맡기며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 이어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재출격했다.
지난 2023년 상반기 ENA 예능 최고 시청률 기록, 유튜브 누적 조회수 6천만 뷰 돌파, 공개 직후 OTT 플랫폼 상위권 점령 등 높은 성과를 낸 '지구마불'이 시즌2로 돌아왔다. 방영 당시 주사위를 굴려 대륙을 넘나드는 즉흥적인 여행이 다양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지가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만큼 리얼함이 극대화됐다. 특히 이번 시즌2에서는 첫 모임에 주사위를 굴려 바로 여행을 시작했다고 전해 열혈 시청자들의 기대를 더한다.
김훈범 PD는 "기쁜 마음으로 시즌2를 준비했다.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와 함께 해 더욱 기뻤다. 방송과 본인 콘텐츠들을 찍는 분들인데 시즌2까지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곽튜브는 "제가 촬영한 게 잘 돼 너무 기쁘다. 김태호 아버지와 김훈범 형과 같이 하게 됐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원지 역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로 재밌게 촬영했다"라고 전했다. 빠니보틀은 "시즌2를 한다고 했을 때 안 한다고 했다. 제가 빠지고 다른 멤버가 들어와야지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빠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일주일 넘게 이야기했다. 제가 나오는 것이 제일 좋다고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안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태호 PD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시즌1 땐 유튜브 용으로 재밌게 놀아볼까 했다가 TV로 각색했다. 시즌2는 처음부터 TV 콘텐츠로 구성을 했기에 다양한 재미를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구마불'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10명의 PD가 현장에서 세 분의 콘텐츠 괴물들에게 배우기도 했다. 그리고 빠니보틀이 빠진다고 했을 때 충분히 어떤 의도인지 이해했다. 그랬지만 꼭 같이 하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방송 출연 후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빠니보틀은 "장년층은 절 잘 몰랐는데 공항에서 젊은 분들보다 저를 더 알아본다. 그래서 놀랐다. 이 정도의 파급력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인기를 체감했던 순간을 짚었다. 원지는 "인지도가 높아졌다. '지구마불'을 잘 봤다는 분들이 많다. 체감을 많이 많이 하고 있다"라고 공감했다. 곽튜브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하기 싫었을 때도 있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셋이서 광고를 세 개나 찍었다. 결과적으로 얻은 게 많다. 방송계에도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지구마불' 덕분에 지금 TV방송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가장 먼저 '지구마불2'는 시즌1보다 업그레이드된 스케일을 예고한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나라들이 대거 등장하고, 출연자들조차도 생소해 하는 나라들도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더해 세계 각지의 특별한 이벤트, 이색적인 숙소, 대자연 속 다양한 동물들, 육해공을 무대로 한 액티비티 등 한층 더 버라이어티해진 볼거리가 예고됐다.
김태호 PD는 "'지구마불' 만의 독창성이 분명히 있다.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 플롯을 유지했다. 워낙 혼자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지만 1년 동안 방송력이 늘었다. 여기에 예능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 등 차별성을 뒀다. 결과적으로 그런 구성들이 재밌게 실현됐고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커진다"라고 시즌1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시즌1과 2의 공개 방식은 동일하다. 유튜브 공개 후 방영이다. 김훈범 PD는 "플랫폼의 차이를 두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방송을 좋아하는 분들의 입맛대로 풍성해졌다. 후반 파트너들의 출연으로 더욱 이야기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태호 PD는 "지난 시즌에서는 유튜브 콘텐츠를 방송용으로 바꾸려는 실험을 했던 것이다. 유튜브에서는 리얼리티와 캐릭터를 쌓아가는 재미를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지구마불2'의 새로운 보드판은 어드벤쳐의 정석인 영화 '쥬만지'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 보드판에는 새로운 게임 장치도 대폭 추가되어 여행에 예능감을 더했다. 각 나라별 나라 카드에 담긴 미션과 혜택, 그리고 보드판 곳곳에 숨겨진 히든 룰이 예측불허 상황들을 만든다.
'지구마불2'에서는 곽빠원의 여행 중에 여행 파트너도 합류한다. 다양한 여행 스타일과 능력치를 가진 인물들이 여행 파트너로 합류해 곽빠원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지별 곽빠원의 맞춤 파트너로 선정된 이들은 누구일지 궁금증이 모이는 중이다. 시즌1와 시즌2를 비교한 빠니보틀은 "외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파트너와 여행을 즐겼다. 추억이 됐다"라고 말했다.
'지구마불2'는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스페셜 라운드로 시즌1 우승자 원지의 우승 상품 여행기를 먼저 공개한다. 시즌2 여행 규모에 뒤지지 않는 원지의 고급 열차 여행이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전망이다. 원지는 "우승을 하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남의 돈으로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울컥하면서도 너무 좋았다"라고 우승 상품을 즐긴 소회를 전했다. 곽튜브는 "살면서 본 열차들 중에 가장 완벽했다. 원지 누나가 힐링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라면서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반면 빠니보틀은 "시즌2 출연이 제게 우승 상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초호화 기차 여행은 당초 시즌1 우주여행 특전이 아닌 대체 상품이다. 김태호 PD는 소니픽쳐스와 준비하던 우주 프로젝트가 지연됐다는 설명을 전하며 우주여행 탑승권을 갖고 있는 이들과 접촉했으나 아직까지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태호 PD는 "방송이 끝날 때까지 희망적인 답을 듣는다면 추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앞서 빠니보틀과 원지 모두 각기 매너리즘을 토로한 바 있다. 빠니보틀은 "번아웃이 지나갔다. 제가 번아웃을 겪었을 때 여행을 싫어하게 됐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특히 시즌1에선 조회수를 고민해서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초월해서 대리만족을 생각하게 됐다. 이 여행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이 대리만족을 선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여행을 아직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즌2가 제게 변곡점이 됐다", 원지는 "시즌2를 하다 보니까 여행이 다시 가볍게 느껴졌다. 마음의 벽이 해소됐다"라고 토로했다. 곽튜브는 "여행 유튜버도 일이라고 생각한다. 번아웃이 오지 않았다. 다만 방송 일에 번아웃을 느꼈다. 제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구마불'을 촬영할 때 연예인들도 친한 이들끼리 방송을 하다 보니 방송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했다. 스튜디오 촬영 후 다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방송과 여행 유튜브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라고 돌아봤다.
시청률에 대한 기대감도 있냐는 질문에 김태호 PD는 "저희 제작사가 만드는 콘텐츠는 더 이상 시청률 숫자가 중요하지 않는다. 또 저희 제작사는 지속 가능성을 바라본다. 훌륭한 크리에이터와 후배들이 어떻게 지속 가능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보고 있다. '지구마불'은 시즌2보다 시즌3, 4가 더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도 점진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IP 확보와 생산 가능성까지 봤을 때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전망을 분석했다.
한편 '지구마불2'는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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