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서 수서역까지 불과 13분"…도심항공 노선 시뮬레이션 했더니
김포공항-수서역 13분이면 간다…노선별 하늘 교통관리 방안도
AR 글래스로 관제사 체험도…UAM 이·착륙 관리 직접 해본다
[부산=뉴시스]윤현성 기자 = 자동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통근길을 10분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까. 이처럼 꿈같은 일이 도심항공교통(UAM)과 함께 현실로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답답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서 오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되는 '2024 드론쇼코리아' 현장에서는 드론 못지 않게 UAM에 대한 기업들의 경쟁이 뜨거웠다. 벡스코 전시장 가장 안쪽에 LG유플러스가 GS건설, 부산테크노파크와 함께 만든 UAM 전시 공간이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행사에서 UAM이 오가게 될 도로인 '회랑(하늘길)' 설계 방안, UAM의 도심 실증 노선 시뮬레이션 결과, 항공 데이터 획득을 위한 'CNSi 패키지' 등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치 지하철이나 버스 운행 시간표처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일 UAM 운행표와 배차시간 등을 설정한 것이었다. LG유플러스는 K-UAM이 수도권 실증 노선인 김포공항-수서역 구간을 UAM으로 오갈 경우 걸리는 소요 시간, 최적의 기체 수, 일일 운항횟수, 배차 간격 등을 산출했다.
김포공항과 수서역 사이의 거리는 차량용 도로 기준 약 40㎞다. 차로 이동할 경우 약 55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UAM을 이용하면 운항거리가 약 33㎞로 줄어들고, 운행시간은 불과 792초(약 13.2분)에 그친다. UAM 속도를 시속 150㎞, 이착륙 시 점검 시간 15분 등을 적용한 결과다. UAM 기체의 최고 속도가 시속 200㎞ 이상에 달하는 만큼 운행시간을 더 줄일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UAM을 하루 8시간 운영했을 때 배차 간격을 10분으로 설정하면 기체 8대로 하루 97회 운항할 수 있고, 배차 간격이 5분이면 기체 16대를 활용해 매일 193회 운항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또 LG유플러스는 올해 예정돼 있는 정부의 GC(그랜드 챌린지) 실증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1단계 지역인 전라남도 고흥군과 2단계 지역인 수도권 한강 지역에서 자체 실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드론쇼코리아에서도 실시간 상공 통신 환경(LTE, 5G), 초정밀위정보(GNSS-RTK), 항공기 감시 정보, 항공기 조정 정보(ADB-B), 기체 자세 정보 등 통합된 항공 데이터 획득을 위해 자체 제작한 CNSi 통합 패키지로 분석된 데이터 결과값으로 K-UAM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실증을 통해 얻은 UAM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실제 도심 노선 및 저속·고속 비행 등 여러 변수들을 시뮬레이션해 UAM 안정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충돌 및 회랑 이탈 방지 등 UAM 운항 안전성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비(非)지상 네트워크 기반의 실시간 통신 기술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UAM교통관리플랫폼을 활용해 부산 지역의 회랑 및 버티포트뿐 만 아니라 원격지인 서울, 고흥에서 운영하는 UAM에 대해 교통관제가 가능하도록 모델링도 구현됐다. 마치 공항 관제탑처럼 실시간 운항 정보를 바탕으로 UAM이 안전하게 운항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객이 직접 UAM 관제사가 돼 LG유플러스가 개발 중인 교통관리 플랫폼 'UATM'을 증강현실(AR)에서 생생하게 체험해보는 공간도 마련돼있었다.
UATM은 충돌, 회랑 이탈 등 교통 흐름을 관리하는 기능이다. 버티포트(수직 이·착륙 비행장)와 운항 지점의 위치·고도·속도·시간 등을 토대로 한 4차원 경로(4DT) 를 기반으로 ▲UAM의 충돌 가능성 예측 및 회피 가능 방법 ▲비행계획서와 실시간 운항정보 일치 여부 ▲기체의 회랑 이탈 모니터링 및 안전 운항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들을 기반으로 시간·항로 등을 조정해 회랑의 혼잡도와 회랑 내 교통 흐름을 관리할 수도 있다.
체험형 공간에서 AR글래스를 착용하니 관제사가 돼 버티포트 관제탑에서 UAM 기체의 이·착륙을 직접 관리해볼 수도 있었다.
AR 글래스를 썼더니 눈 앞에 펼쳐진 관제 화면에는 FATO(Final Approach and Take-off) 및 회랑과 더불어 기체의 방향·고도·속도 등 비행 데이터를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회랑, 실시간 통신 환경 상태, 고도별 UAM 기체 이동 정보, 장애물·UAM 기체 등 전체적인 상황 판단을 위한 미니맵 등 안전한 이·착륙을 위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표출됐다.
눈앞에 나타난 정보는 생각보다 구체적이었다. 30㎡ 크기에 불과한 FATO에 직경 15m, 길이 13m의 UAM 기체를 안전하게 이·착륙 시키기 위해 152m, 30.5m, 3m 높이 별 각도와 위치·고도·속도·시간 등 경로 계산 결과가 3D 및 2D 이착륙 회랑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출됐다.
관람객들에게 직접 관제사가 돼보는 체험을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항공기와 같이 UAM도 이·착륙 과정이 안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절차인 만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 5월 국토교통부 주최 실증 사업인 'K-UAM 그랜드챌린지'에 영역별 최고 전문성을 가진 기업들과 컨소시엄인 'UAM 퓨처팀'을 구성해 연구·개발 중이다. 컨소시엄은 LG유플러스, GS건설, 카카오모빌리티,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로 구성돼 각각 교통관리, 버티포트, 운항, 항공기 분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챌린지는 2024년 1단계, 2025년 2단계 실증을 거쳐 UAM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르면 2026년부터 지역 시범 사업이 시작돼 UAM이 실제로 상용화되고, 2030년에는 마치 택시처럼 UAM이 일상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세 번의 자체 UAM 실증을 통해 상공 통신 환경 및 UAM 교통관리 플랫폼의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며 UAM 상용화가 향후 수년 내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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