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진 그린빌딩…데이터센터도 규제 타깃

장승규 2024. 3. 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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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정보 공시가 의무화되면 기업들은 사용 중인 건물의 탄소 발자국을 측정해 공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적인 그린 빌딩과 관련 기술이 주목 받는다. AI, 클라우드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도 전탄소 전환이 시급하다

[한경ESG] 돈 되는 ESG ETF

지난해 11월 문을 연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 센터 '각 세종'. 사진= 네이버 클라우드 제공

환경과 개발의 공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환경친화적 건물(Green Building, Sustainable Building, Ecological Building, Environmentally Friendly Building, Environmentally Responsible Building 등)의 신규 건축 및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과 보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그린빌딩이란 에너지절약과 환경보전을 목표로 ‘에너지 부하 저감, 고효율 에너지설비, 자원재활용, 환경공해 저감 기술 등을 적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설계·건설하고 유지 관리한 후 건물의 수명이 끝나 해체될 때까지 환경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계획된 건축물’을 말한다.

ZEB 인증 의무화 대상 확대

건축물의 온실가스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의 관리는 기본적으로 건축물의 효율적 운영을 통한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필요하지만, ESG 정보 공시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도 사용 중인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표해야 하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뿐 아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배출의 약 34%는 건축물에서 발생한다. 이는 항공, 육상, 해상 운송 부문의 배출량 합의 2배에 달하는 양이다. 폭우, 폭설, 폭염,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영역도 건물 부문이다. 기후 위기 심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동시에 그로 인한 피해를 입는 영역인 것이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건물 건축 및 운영과 관련한 이해관계자의 탈탄소화 전환이 필수적이다. 

건물 건축과 운영에서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설계부터 운영, 철거, 해체까지 모든 단계에서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그중 가장 우선시되는 조치는 건물 운영의 탈탄소화다. 건물의 수명 주기 중 발생하는 총배출량의 적게는 60%부터 많게는 80%가 건물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며 주목받고 있는 건물은 ‘데이터센터’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OTT, 자율주행 등 ICT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가 발달하고 대용량 데이터의 저장 및 처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예상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40~340TWh로, 이는 글로벌 최종 전력 수요의 약 1~1.3%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 효율 규제가 등장하고 있다. 우선 EU가 앞서가고 있다. 2023년 10월에 개정된 EU 에너지 효율화 지침(Energy Efficiency Directive, EED)이 대표적이다. 이 지침은 2012년 처음 채택되었으며, 에너지 효율성 목표 달성을 위한 규칙과 의무를 설정한다. 이번 개정은 2020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11.7% 추가 감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뤄졌다. 연간 에너지절약 목표를 2023년 0.8%에서 2024년 이후 1.3%로 늘리고, 2030년까지 1.9%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Zero Energy Building, ZEB)’ 인증 제도를 통해 건축물 에너지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ZEB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 건축물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ZEB 인증제를 시행했고, 2020년부터는 연면적 1000m2 이상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인증을 의무화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에도 ZEB 의무화 적용 대상으로 온실가스배출 규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재 1000m2 이상 공공기관 소유인 경우 일반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ZEB 인증을 받아야 하며, 2025년부터는 ZEB 의무화 로드맵에 따라 1000m2 이상 민간 건축물로 대상이 확대된다. 민간 데이터센터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ZEB 인증은 1) 에너지 효율 등급 1++ 등급 이상, 2) 에너지 자립률 20% 이상, 3)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또는 원격검침 전자식 계량기 설치 여부가 기준이 된다. 

데이터센터, 냉방 효율화 과제

데이터센터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전략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 비중은 냉방에 드는 에너지가 50%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ICT 장비에 드는 에너지가 35%, 나머지 15%는 손실되는 에너지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전반적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냉방의 효율화가 매우 중요하다. 냉방 설비의 효율적 관리, 고성능 냉각 기술 도입, 폐열 활용 등을 통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및 기계 학습을 활용, 전력 사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개선할 수 있다.

ERET는 선진국 시장 부동산 주식으로 구성된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친환경 인증 및 에너지 효율성 확보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벤치마크 지수 대비 높은 수준에서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ETF다. 2024년 2월 기준 보유 자산의 98%가 부동산업으로 구분되는데, 편입 비중이 가장 큰 대표 기업은 물류 유통 및 데이터센터 관련 리츠다. 

GBLD는 그린빌딩을 건축하거나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ETF다. MSCI 글로벌 그린빌딩 지수를 벤치마크하며, 기업이 보유 중인 부동산의 50% 이상이 친환경 건축 인증인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또는 동등 수준의 국제 인증을 획득한 경우에만 ETF에 편입시킨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ESG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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