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탈탄소 인프라…ESG로 고객 경험도 혁신하죠”

이승균 2024. 3. 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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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ESG 경영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넷제로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ESG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ICT 기술을 토대로 추진하는 환경·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는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경ESG]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 LG유플러스

이홍렬 LG유플러스 커뮤니케이션센터 ESG추진실장. 사진=서범세 기자

LG유플러스가 플랫폼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ESG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ESG 경영 현안으로 ‘고객만족도 향상’을 선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접근성 향상, 전략적 사회 공헌, 정보 보안 등 ESG 연관 활동을 통해 고객을 넘어 이해관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통신 인프라의 탈탄소화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 활동도 추진 중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주요 전력 사용처인 데이터센터와 통신국사의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낸다.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평촌메가센터‘를 친환경 IDC로 구축한 데 이어 통신국사 및 기지국의 전력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홍렬 LG유플러스 커뮤니케이션센터 ESG추진실장과 만나 ESG 경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 고객만족도 향상을 최우선 ESG 경영 현안으로 선정하셨네요.

“LG유플러스는 ‘고객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기업’을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요 ESG 경영 현안으로 ‘에너지 사용 및 온실가스배출량 감축’, ‘일과 삶의 균형 추구’,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관리 강화’를 제치고 ‘고객만족도 향상’이 최우선 현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CEO가이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CEO는 취임 신년사에서 ‘고객을 주변에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찐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고객 경험 혁신을 회사 주요 전략으로 추진해왔고, 이런 회사의 경영 방침에 직원 개개인 모두 깊이 공감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 사회 공헌 활동이 활발하네요. 전반적으로 사회(S) 영역이 강조되는 모습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서비스를 활용하면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교육입니다. 교육 격차 문제를 겪는 군인 자녀와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저희 ‘아이들나라’ 서비스에 전용 스마트 패드와 통신 요금을 지원해주는 ‘12주 챌린지’라는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메이크어위시 코리아와 함께 고려대 구로병원 환아를 위한 ‘아이들나라, 디즈니 놀이터’를 조성했습니다. 모두 ICT 기술을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이죠.”

- 통신 인프라의 탈탄소화는 통신사의 빼놓을 수 없는 ESG 경영 화두입니다.

“통신업의 온실가스배출은 직접배출보다 전력 사용으로 인한 간접배출이 대부분(99.5%)을 차지합니다. 최근에는 5G 상용화와 데이터센터(IDC) 증설로 간접배출량이 더욱 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배출량의 70%는 네트워크 장비, 20%는 IDC, 10%는 사옥에서 나옵니다. 통신 인프라의 탈탄소화를 위해 2022년 K-RE100에 가입했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했습니다.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따라 2030년까지 2021년 배출량 대비 약 38%의 온실가스배출량을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줄이는 중간목표를 세웠으며, 최종적으로 2050년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의 25%를 자체 감축하고 나머지 75%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감축할 계획입니다.”

이홍렬 LG유플러스 커뮤니케이션센터 ESG추진실장. 사진=서범세 기자

- 주로 어떤 감축 기술을 활용하나요.

“앞서 말했듯이, 간접배출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적으로 통신국사, 기지국의 기존 장비를 고효율 장비로 바꾸고 있습니다. 사옥과 통신국사에 외기 도입 장비를 설치하고 있으며, 통신장비 전원을 인공지능(AI)으로 컨트롤하는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외기 냉방설비를 이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배출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초고속인터넷 등 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인 광동축혼합망(HFC)을 전력 소모가 적은 광가입자망(FTTH)으로 지속적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2022년 373만kWh에 달하는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 최대 IDC인 평촌메가센터는 친환경 냉각을 포함한 친환경 기술을 통해 전력 사용을 줄였습니다.”

- 평촌메가센터를 친환경 IDC라고 볼 수 있겠네요.

“IDC는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약어로, 고객사의 인터넷 서버를 유치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관리해주는 시설입니다. LG유플러스는 평촌, 서초, 논현 등 총 6개의 IDC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중 평촌 IDC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건물 중앙으로 배기하는 중앙풍도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전산실 공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충분한 높이의 층고를 확보했습니다. 냉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외기 냉방 항온항습 시스템도 적용되었습니다. 처음부터 태양광, 빗물, 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는 건축으로 미래지향적 친환경 데이터센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IDC의 친환경성은 총 전력량을 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PUE(전력 효율 지수)라는 지표로 표현하는데,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습니다. 평촌 IDC의 경우 1.39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업타임 인스티튜트에서 발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IDC의 평균 PUE는 1.59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초대형 IDC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수치에 근접했다고 봅니다.”

- 재생에너지로만 75%의 탄소배출을 줄일 계획이군요.

“태양광 설비를 자체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TF를 구성해 전국 사옥·통신국사의 유휴 부지에 대해 안정성과 적정성을 검토하고 대전R&D센터 내 자체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준공을 완료하고 운영할 계획입니다. 대전 R&D센터 내 태양광 설비 발전용량은 1.04MW로, 국내 이통3사에서 구축한 자가 태양광 단일 용량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입니다. 올해 대전R&D 센터의 운영을 시작으로 추가로 태양광 설비가 가능한 유휴 부지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개별 통신국사의 경우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재생에너지 공급자와 전력구매계약(PPA) 및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계약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며, LG그룹 차원의 재생에너지 공동 조달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통신 인프라의 고도화가 산업 전반의 온실가스배출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요. 

“기기 간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중앙관리센터의 연결 강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 최적화가 가능합니다. 또한 스마트폰 이용자가 다양한 편의성 앱 서비스를 사용해 물리적 이동의 필요성이 줄어 간접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기도 하죠.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사업의 네트워크 인프라로 인한 전 세계 탄소배출 저감량은 2억1350만 톤(CO2)으로 추정되며, 이는 모바일 분야의 연간 탄소배출량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분석이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산업정보학회에서 동아대 교수진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의 경우 통신산업으로 인한 국내 탄소배출 저감량이 4700만 톤이며 국내 통신 3사 배출량의 5.6배에 달한다는 결론입니다. 통신사업자의 탄소감축 노력을 평가하는 데 이러한 기여도가 고려되면 좋겠습니다.”

- 생성형 AI로 인해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네트워크 보안과 프라이버시는 점점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소중한 정보를 간편히 주고받지만, 이러한 편리함은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 등 큰 위험을 수반합니다. 이러한 사이버 위험으로부터 고객의 소중한 데이터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사이버보안 강화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연간 정보보호 투자액은 1144억원으로, 전년도 투자액 440억원에 비해 약 3배에 이르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외부 전문가로 채용하고 정보보안 전담 인력을 203명으로 늘렸는데, 이는 117명이던 2022년 대비 약 70%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밖에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정례 기구 ‘정보보호자문위원회’를 신설해 정보보안 거버넌스 및 리스크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2024년 3월에는 마곡 사옥에 430평 규모의 통합관제센터를 열어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출 예정입니다.”

- 인구구조 변화로 디지털 접근성·포용성 역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올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입니다. 이에 디지털 접근성과 포용성 개념, 사회 공헌을 접목해 실시간 건강관리 서비스 ‘스마트 실버케어’ 서비스를 실증했습니다. AI 스피커, 스마트 밴드 등 스마트기기와 스마트폰, 태블릿을 연결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혈압과 수면 시간, 맥박 등 건강 상태를 비대면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낙상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보호자에게 알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 ‘U+스마트레이더’를 노인 돌봄에 활용하고 있는데, 노인 보호시설이나 장애인 화장실 등에 레이더 센서를 설치해 움직임을 감지, 이동하다 넘어져 움직임이 없거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관리자에게 즉시 통보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외에도 시각장애인 부모가 유·아동 콘텐츠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점자 패키지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콘텐츠 플랫폼 전반의 이용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 일과 삶의 균형 추구도 중요 ESG 경영 현안으로 다루고 계시네요.

“LG그룹이 고객만큼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직원입니다. 아까 말한 회사의 경영 철학에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외 ‘인간 존중 경영’이 있는데, 직원 개개인의 인력과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기본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2016년부터 ‘즐거운 직장팀’을 만들었고, 매일 출근하고 싶은 즐거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최초로 PC-오프(OFF) 제도를 도입해 업무 시간 외 PC 접속을 차단하며, 매월 둘째·셋째 주 수요일에는 1시간 일찍 조기 퇴근하는 스마트 워킹데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집중 근무를 통해 일의 효율은 높이고 일찍 퇴근해 임직원의 ‘저녁이 있는 삶’을 지원합니다. 또 보고서 분량도 1페이지로 간소화했죠. 임직원과 가족들을 위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비혼 선언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비혼선언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0년 최초로 가족 친화 기업 인증을 받은 후 약 15년간 여성가족부의 심사를 통해 ‘가족 친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최근 ESG 공시의무화가 화두입니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지난해 6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기존 재무 보고와 달리 기후변화 등 비재무 요소 공시를 의무화하는 ‘ESG 공시기준’을 발표했죠. 현재로서는 국내의 경우 2026년 시행이 유력하고 아직 많은 회사가 제도에 대해 관망하는 상황입니다만, LG유플러스는 선제적으로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기후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해 9월 ‘ESG 공시 전략 TF’를 구성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재무적 영향 분석을 반영한 예비 보고서를 미리 작성해보기도 했습니다. 예비 보고서 내용과 보강한 ESG 데이터는 더욱 고도화 작업을 거쳐 올해 발간 예정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함께 선제적으로 공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역시 지난해보다 1개월 이른 6월에 발간할 예정이며, ISSB 등이 재무 보고와 동일한 시점의 지속가능성 공시를 요구하는 만큼 점진적으로 발간 일정을 앞당길 것입니다.”

이홍렬 LG유플러스 커뮤니케이션센터 ESG추진실장. 사진=서범세 기자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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