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우승 감독이 SD 캠프에 또 떴다, 2년 연속 미국행 "야구 공부에는 끝이 없다"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 트레이닝에 2년 연속 모습을 드러낸 야구인이 있다. 이동욱(50) 전 NC 다이노스 감독이다.
지난해 2월말부터 샌디에이고 산하 루키 팀에서 6개월 동안 코치 연수를 받은 이동욱 전 감독은 올해도 샌디에이고 스프링 트레이닝이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왔다.
샌디에이고 남궁훈 스카우트의 도움을 받아 캠프가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5일까지 3주가량 되는 일정으로 캠프 훈련과 시범경기를 참관하면서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훈련지와 경기장 곳곳에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며 틈틈이 메모하는 이 전 감독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루키팀 코치로 지내면서 구단과 신뢰를 쌓은 이 전 감독은 “구단이 좋게 봐주셔서 올해는 캠프를 참관하러 왔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작년과는 또 다른 것들이 새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감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은 밥 멜빈 감독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이후 선수 육성 담당 수석 고문을 맡던 마이크 쉴트 감독이 내부 승격하면서 지휘봉을 잡았다. 쉴트 감독은 2018~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이끈 감독 경력자이기도 하다.
이 전 감독은 “감독이 바뀌면서 분위기도 그렇고, 훈련 시스템도 바뀐 게 보인다. 마이너리그에 있던 젊은 코치들이 많이 올라왔고, 훈련을 조금 더 밀도 있게 하는 것 같다”며 “미국 감독들의 스타일이 다 비슷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구단마다 스타일이 다르기도 하다. 돈 많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각 팀들의 여러 스타일을 보면서 공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훈련 기간에는 캠프 곳곳을 둘러보며 연습 메뉴를 지켜봤고, 시범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경기 스타일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 전 감독이 방문한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선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드물게 시범경기부터 스퀴즈 번트가 나오기도 했다. 6회 무사 3루에서 화이트삭스는 잭 레미랄드의 스퀴즈 번트로 1점을 짜냈다.
이 전 감독은 “야구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규정도 바뀌고, 경기 속도도 빨라지면서 유행도 자주 바뀌고 있다. 야구 공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며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일정이었지만 캠프 훈련과 경기를 가까이서 보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루키팀에서 1년을 함께한 샌디에이고 최고 유망주인 포수 에단 살라스(18)와도 이번 캠프에 재회한 이 전 감독은 “괜히 계약금 560만 달러를 준 선수가 아니다. 재능 자체가 다르다. 잘 치고, 어깨도 좋고, 프레이밍까지 좋다. 올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묵혀두며 육성시킬 것 같다. 빠르면 내년에 빅리그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살라스는 지난 4일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했다.
현역 시절 내야수로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 전 감독은 2003년을 끝으로 선수 은퇴한 뒤 롯데와 LG 트윈스 2군 수비코치를 거쳐 2012년 신생팀 NC 수비코치로 합류해 2018년 10월 감독 자리에 올랐다. 코치 때부터 공부하는 지도자로 인정받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NC 수비 시스템을 정립했고, 감독이 된 뒤에는 열린 리더십과 앞세워 2020년 NC를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2년 5월 NC에서 물러난 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마이너리그 코치, 메이저리그 캠프 참관으로 미국 선진 야구 공부를 이어가는 이 전 감독은 “어떤 자리가 되든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후 롯데 차기 감독 후보에 올랐고, 지난달 KIA 새 감독 후보에도 언급된 이 전 감독의 야구 공부가 언제 어느 팀에서 어떻게 꽃피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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