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난 LAD 캠프" 관중 11.2% 급증, 오타니-야마모토 효과...트라웃 때는 고작 100명이었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고 있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은 연일 일본인 슈퍼스타 듀오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보러 오는 팬들로 경기장 주변이 인산인해다. 다저스 홈구장 캐멀백랜치에는 7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까지 8경기에서 7만9986명, 평균 999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다저스의 지난해 시범경기 첫 8경기의 평균 관중은 8989명였다. 올해 11.2%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캑터스리그 15개팀 중 2위이다. 1위는 시카고 컵스로 7경기에서 평균 1만1583명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컵스의 홈구장 슬론파크는 1만5000명 규모다. 캐멀백랜치는 그보다 2000명이 적다. 플로리다주 그레이프프루트리그 소속인 뉴욕 양키스(평균 8915명)와 비교하면 다저스가 12.1%가 많다.
이를 오타니-야마모토 효과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다저스가 이날 현재 10승3패로 캑터스리그 1위라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캐멀백랜치 기프트숍에는 오타니와 야마모토 관련 상품들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날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화이트삭스전은 의미있는 경기였다. 왜냐하면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처음으로 함께 출전했기 때문이다. 야마모토가 선발등판했고,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동반 출전함으로써 다저스는 앞으로 10년간 팀의 청사진을 보여준 셈'이라며 '팬들은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고 야마모토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기프트숍에는 200달러짜리 오타니 저지와 45달러짜리 T셔츠, 오타니 비어홀더와 키홀더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저스 투수 제임스 팩스턴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렇게 많은 팬들을 본 적이 없다. 보조 구장에도 팬들의 환호를 들을 수 있는데, 그게 다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있을 때 나오는 소리"라며 "많은 관심을 쏠리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곳을 누빌 슈퍼스타들에 관한 얘기를 우리는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다저스 동료들도 이미 두 선수의 팬이 돼 흠뻑 빠져버렸다. 두 선수의 루틴을 유심이 보면서 연구하며, 특히 롱토스 대신 재블린(창모양의 던지기 기구) 던지기로 몸을 푸는 야마모토에 감탄한다'고 다저스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다저스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는 바비 밀러는 "야마모토의 루틴을 보면 즐겁다. 그런 식으로 훈련을 하다니. 나도 언젠가는 재블린으로 어깨를 풀고 싶다. 몇몇 선수는 벌써 따라하는데, 그걸 던진다는 게 쉽지 않다. (무거워서)비틀거린다"고 했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다저스 구단은 원정경기 때면 선수단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선수단 호텔은 항상 보안과 고요함을 유지하려 한다. 그래도 팬들이 찾아낸다는 걸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저스 불펜투수 라이언 브레이저는 '2013년 에인절스에 있을 때 100명 정도의 팬들이 마이크 트라웃을 기다리는 걸 봤다. 올해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함께 다닌다면 팬들이 얼마나 모일지 상상조차 안 된다. 난리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같은 유니폼을 입은 것은 지난해 3월 WBC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일본은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오타니가 마무리로 등판해 트라웃을 삼진 처리하고 포효했다. 두 선수가 이제는 다저스에서 우승을 목표로 힘을 합쳤다.
작년 12월 오타니가 10년 7억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야마모토가 12년 3억2500만달러에 그의 동료가 됐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몸값 기록들이다.
지난해 야마모토가 미국에서 포스팅 협상 투어를 할 때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오타니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를 대동하고 야마모토를 맞았다. 그가 다저스를 선택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가 6년 전 미국에 왔을 때 고향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때때로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야마모토가 이곳에 왔다. WBC 동료였고 같은 일본인이다. 서로 의지하고 지지해주는 존재가 될 터이니 아주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계약협상을 할 때)오타니 같은 사람이 '우리는 너를 원한다. 너의 동료가 되고 싶다'와 같은 말을 해줬다면 그건 야마모토에 아주 긍정적인 셀링 포인트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야마모토는 3이닝 동안 6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다. 수치 자체는 충격적이지만, 어디까지나 시범경기다. 야마모토는 경기 후 "이전 좋았던 흐름과 비교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극복하고 조정해야 할 문제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볼이 많았고 볼넷도 많았다"면서도 "긍정적인 점이라면 내가 하려고 했던 것을 했다는 것이다. 몇 가지를 시험했는데 좋았다"고 여유를 부렸다.
반면 오타니는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올리며 계속해서 절정의 경기 감각을 과시했다.
야마모토는 한국으로 날아가기 전 한 차례 더 등판한다. 오타니는 목표로 한 50타석을 향해 출전 빈도를 높일 예정이다.
다저스는 오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갖는다. 고척스카이돔 안팎에서 캐멀백랜치 못지 않은 뜨거운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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