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美, 잘못된 對중국 인식 계속…탄압 몰두하면 자기손해"

정성조 2024. 3. 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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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강화 필요…中美 손잡으면 세계에 좋은 큰일 많이 할 수 있다"
"대만정책은 '최대한의 성의로 평화통일 쟁취'…'이팔 전쟁'은 문명치욕"
왕이 중국 외교부장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외교장관)이 7일 미국의 잘못된 대(對)중국 인식과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관계 개선' 관련 언행일치를 촉구했다.

왕 주임은 이날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외교부장 자격으로 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작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래 중미 관계 개선에는 확실히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미국의 잘못된 대중국 인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미국이 한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탄압하는 수단은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일방적 제재 리스트는 부단히 길어지고 있다"며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보통 사람은 생각도 못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미국이 늘 말과 행동을 달리한다면 대국의 신용은 어디에 있는가. 자기만 번영을 유지하고 타국의 정당한 발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도리는 어디에 있는가. 미국이 가치사슬의 상단을 독점하기를 고집하고 중국은 아래에만 머물게 한다면 공평한 경쟁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강하게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직면한 도전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지 중국에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이 중국 탄압에만 몰두한다면 결국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왕 주임은 "우리는 시종 미국과 대화·소통을 강화하고, 각계 인사의 우호적 교류를 추진해 더 많은 이해의 다리를 놓으며,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을 제거하기를 바란다"며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으면 양국에 좋고 세계에 좋은 큰일을 많이 해낼 수 있다"고 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도 빼놓지 않았다.

왕 주임은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사실 중국과 유럽은 근본 이익의 충돌이 전혀 없고 지정학적인 전략 모순(문제)도 없다"며 "양측의 공동 이익이 이견보다 훨씬 더 크다"고 언급하며 손을 내밀었다.

이날 회견에서는 대만 문제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도 재차 언급됐다.

왕 주임은 대만에 관해서는 "우리의 정책은 매우 분명하다. 바로 최대한의 성의로써 평화 통일의 전망을 계속 쟁취해나가는 것"이라며 "우리의 한계선 또한 매우 명확하다. 바로 대만이 조국으로부터 분리돼 나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대만 총통) 선거 종료 후 18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천명하고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를 지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 사회의 보편적 공동인식이 됐음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국제적으로 누구든 '대만 독립'을 종용·지지한다면 반드시 스스로의 몸에 불을 지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주임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는 "21세기인 오늘날 이 인도적 재난을 제지할 수 없다는 것은 인류의 비극이요, 더욱이는 문명의 치욕"이라며 "어떤 이유도 충돌의 연속을 변명해줄 수 없고, 어떤 핑계도 민간인 살육의 죄를 벗게 해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팔레스타인 인민이 민족의 합법적 권리를 되찾는 정의로운 일을 흔들림 없이 지지하고, 팔레스타인 문제의 전면적이고 공정하며 항구적인 해결을 위해 시종 힘쓰고 있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이 유엔(UN) 정식 회원국이 되는 것을 지지하고, 안전보장이사회 각 구성원이 이를 막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역사적 경험이 증명하는바, 충돌이 장기화하면 악화·격화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당사자의 생각을 넘어서기도 한다"며 "평화 협상이 열릴 수 없다면 오해와 오판이 누적되고, 더 큰 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2013년부터 2022년 말까지 외교부장을 지낸 뒤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후임 외교부장인 친강 전 부장이 임명 7개월 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면직된 뒤로 현재까지 외교부장직까지 겸임하고 있다.

외교사령탑인 왕 주임이 체계상 하급자인 외교부장직까지 겸직하게 된 상황을 두고 다음 외교부장감을 찾을 때까지의 '임시방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이번 양회를 계기로 후임 외교부장을 인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화권·서방 매체들이 꼽는 유력한 외교부장 후보는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다.

11일까지 이어질 올해 양회에서 차기 중국 외교부장이 결정된다면 왕 주임이 외교부장으로서 여는 내·외신 기자회견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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