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윤한결 “지휘자들 인정받는 게 꿈”

임석규 기자 2024. 3. 7. 14: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의환향'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8월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지휘자 윤한결(30)이 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다시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동작만으로 시간과 템포, 소리를 조절하는 능력을 좋아해요. 클라이버는 미세한 동작만으로 소리와 흐름을 완전히 바뀌게 하는 마법을 보여주는 지휘자죠."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작 하나로 소리 조절하는 능력 좋아해”
“작곡은 괴롭고, 지휘는 즐거워“
지난해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이 지난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국립심포니 제공

‘금의환향’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8월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지휘자 윤한결(30)이 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다시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2곡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들려준다.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은 차세대 스타 지휘자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윤한결이 한국인 최초 수상자다.

그는 국립심포니와 인연이 깊다. ‘국심 아들’로 불릴 정도다. 2020년 제1회 국립심포니 주최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그가 2위를 했다. “카라얀 젊은 지휘자 상을 받은 이후 다른 악단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국립심포니와 첫 연주를 하고 싶었어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국립심포니 국제 지휘콩쿠르’를 발판 삼아 이 자리까지 왔다”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이 콩쿠르를 계기로 다니엘 바렌보임과 사이먼 래틀, 정명훈이 소속된 세계적 클래식 기획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그를 입맛 까다로운 이 기획사가 발탁한 것은 뜻밖으로 여겨졌다. 국립심포니 지휘 영상을 기획사 관계자가 보게 됐고, 계약으로까지 이어진 것. “국립심포니 지휘 콩쿠르 이후 연주 기회가 많이 생겼고, 그 연주들을 하면서 금방 실력이 늘고 경험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어요.”

2020년 제1회 국립심포니 국제 지휘 콩쿠르 결선 무대에 선 지휘자 윤한결. 국립심포니 제공

그의 출발점은 작곡이었다. “동네 피아노학원에 다녔는데 연습은 안 하고, 이상한 곡을 만들어 치니까 선생님이 작곡 공부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서울예고 1학년을 자퇴하고 독일로 건너가 뮌헨 음대에서 작곡과 지휘를 전공했다. 제네바 콩쿠르 등 여러 작곡 콩쿠르에서 2위를 했다. 그는 “목표로 하던 수준 높은 작곡 대회 결선까지 올랐지만 잘 안 되었다”며 “그 이후 목표 의식이 사라져 지휘로 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곡을 통해 제 꿈을 괴롭게 키워갔다면, 피아노나 지휘를 통해서는 삶이 좀 더 행복해졌어요.” 그는 “작곡은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렵고 보이는 결과가 너무 없는 반면, 완성된 작품을 연주하는 지휘는 동작 한 번으로 작품의 소리가 바로 나온다”고 비교했다.

그는 또다시 ‘괴로운 작곡’에 매달려야 한다. 오는 8월 세계 최고의 클래식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데뷔 무대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현대곡을 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최 쪽에서 현대곡을 지휘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장난식으로 ‘그럼 제가 하나 쓸까요?’라고 했더니 다음날 써달라는 연락이 오더군요.” 그는 “3년 만에 곡을 쓰다 보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아직 열 마디밖에 못 썼다”며 “작곡할 때에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당시 떠오른 감정이나 아이디어를 저장해둔다. 갑자기 필 받아서 잘 될 때가 있는데 그걸 기대 중”이라며 웃었다.

‘지휘자들에게 인정받는 지휘자’가 그의 목표. 롤 모델은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1930~2004)다. “동작만으로 시간과 템포, 소리를 조절하는 능력을 좋아해요. 클라이버는 미세한 동작만으로 소리와 흐름을 완전히 바뀌게 하는 마법을 보여주는 지휘자죠.”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