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배리 마셜 "노벨상 위해선 국가 지원 중요"

황대훈 기자 2024. 3. 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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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발견한 공로로 2005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배리 마셜 박사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마셜 박사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과학 분야에 국가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뼈 있는 조언을 남겼는데요.


한국 사회의 뜨거운 현안이 된 의대 열풍에 대해서도 참고할만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황대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배리 마셜 박사는 40년 전, 


직접 10억 마리 박테리아를 들이키는 방법으로 위장 질환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위암 발병률이 미국의 10배에 달하는 국내에서는 


마셜 교수가 출연한 유제품 광고가 화제가 되면서 헬리코박터균의 존재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배리 마셜 박사 /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 

"세계의 많은 나라 사람들이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모든 한국인들만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교육을 받은 셈이죠. 몸에 안 좋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요. 그 광고는 아마도 수천 명의 목숨을 구했을 겁니다. 저는 여전히 자랑스럽습니다." 


지난 주 호주와 한국 대학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한국을 찾은 배리 마셜 박사는 한국의 연구 역량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이미 노벨상을 받기에 충분한 연구환경과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다며, 필요한 건 젊은 연구자들의 감한 도전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배리 마셜 박사 /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 

"어쩌면 미래의 한국 노벨상 수상자감이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지 우리가 아직 모를 뿐이죠. 몇 년 뒤에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과학의 출발점인 '호기심'을 잊지 않는 것. 


인류 역사상 중대한 발견은 개인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았다며 대학에서 이런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배리 마셜 박사 /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 

"호기심에서 촉발된 연구가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더라도 연구자가 흥미를 갖고 몰두한다면 가치가 생깁니다. 어떻게든요." 


젊은 과학자들이 호기심을 마음껏 추구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꾸준한 예산 지원이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최근 R&D 예산 삭감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 사회에 뼈 있는 조언을 남긴 셈입니다. 


인터뷰: 배리 마셜 박사 /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 

"호주에서도 더 많은 예산을 젊은 과학자들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혁신이 가능하니까요. 과학계에 자유를 주고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의사이기도 한 마셜 박사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장래에는 의사의 숫자가 줄어들고, 의료 비용도 낮아질 것이라며 한국을 뒤덮은 의대 열풍을 경계했습니다. 


인터뷰: 배리 마셜 박사 /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 

"환자가 스스로 치료받는 시대가 올 겁니다. 인터넷에서 처방을 검색하고 인공지능으로 진단을 받겠죠." 약국이나 슈퍼마켓에서 필요한 테스트기도 알아서 구입할 겁니다. 코로나19 때처럼요."


그러나 여전히 잘못된 의료 정보를 검증해 환자를 지키는 일은 의사들의 몫이라며 젊은 이공계 인재들에게 의사과학자의 길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배리 마셜 박사 /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 

"(학생들이) 과학에 좀 더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과학적 기반을 잘 갖추면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BS 위대한 수업 시즌3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과도 만날 예정인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앞으로의 연구 인생을 바치겠다고 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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