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 경고도 무색… 만취한 경찰, 동료 폭행해 체포

지난 6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의 명예 실추 행위 근절을 강조한 가운데 단 하루 만에 경찰이 동료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경찰청. /사진=뉴스1

술을 마신 후 길에서 잠든 현직 경찰관이 출동한 동료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의 명예 실추 행위 근절을 강조한 지 단 하루만이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22분쯤 서울 강동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30대 여성 순경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한 아파트 정문에서 술에 취한 채 잠이 들었다. 이후 출동한 여성 경찰관을 폭행한 후 욕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씨가 만취해 조사할 수 없어 가족에게 신병을 인계했다"며 "일정을 잡은 후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A씨를 대기발령 조치한 후 징계 수위를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경찰관들의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기강해이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조 청장은 전날 서울시 내 일선 경찰서장과 총경급 이상 간부를 소집한 후 긴급현안회의를 열고 "서울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근절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청장 회의를 연 지 단 하루 만에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희인 기자 acnes00@mt.co.kr